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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신학자들이 지구의 위기를 논하기 위해 한국에 온다. 6월 7~11일 서울 연세대 일원에서 ‘인류세의 살아있는 망으로 본 실천적 지혜’라는 주제로 국제실천신학회(IAPT) 정기신학회가 개최된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IAPT를 유치하는 국가다.
인류세(Anthropocene Epoch)란 인간의 영향력이 지질시대의 변화시킬 만큼 막대하다는 의미에서 2000년 네덜란드의 화학자 파울 크뤼천이 창안한 용어다. 지질연대 단위는 누대(Eon)·대(Era)·기(Period)·세(Epoch)·절(Age)로 구분되는데 현 시대는 홀로세에 속한다.
그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생물은 공룡이었다. 공룡을 기준으로 공룡 출현 전을 ‘고생대’, 공룡 출현 시기를 ‘중생대’, 공룡 멸종 후를 ‘신생대’라 칭한다.
신생대는 다시 4개의 기로 구분된다. 현 인류가 속한 시기는 신생대 4기 홀로세다. 홀로세가 시작된 시기를 약 1만1000년 전으로 볼 때 이제 새로운 에포크를 말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아직 이른 판단일 수 있지만 일부 학자들은 이 의견에 상당히 호의적이다.
학자들이 말하는 인류세 시작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핵실험·플라스틱·닭이 그것으로 이 세 가지가 46억년 지구의 역사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본다.
1945년 7월16일 미국 뉴멕시코주 알라모고르도에서 최초의 핵실험이 있은 뒤 핵은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플로토늄-239’라는 방사성 물질을 지구에 남겼다. 실제로 핵폭발로 인해 하늘로 솟구친 낙진은 지구의 퇴적층에 붉은색 실선으로 남아 있다.
인간이 지구에 남길 두 번째 흔적은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은 지구상에 출현한 지 100년도 안 되어 세계인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쉽게 썩지도 녹슬지도 않다 보니 지구의 바다·산·하천 어디에서든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된다. 최근 미국 하와이에서는 플라스틱이 섞인 암석 덩어리 ‘플라스틱괴(Plastiglomerate)’가 발견되어 충격을 안기고 있다.
인간이 지구에 남길 세 번째 흔적은 닭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먹어 치우는 닭의 숫자는 600억 마리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닭뼈는 공룡뼈가 차지했던 자리를 채우며 인류 출현 시기를 알려줄 지도 모른다.
이번에 열리는 IAPT는 26개국 90여 명의 실천 신학자가 참석하며, 권수영(연세대) 교수가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인류세’라는 위기에 직면해 종교인이 실천적 지혜를 모아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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