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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8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인도 철도 사고는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부설돼 노후화된 철도를 대대적으로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안전 문제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영국매체 가디언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정부는 2024년까지 철도 100% 전철화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 제로’ 달성 등 철도 현대화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올해 투입한 예산만 작년보다 50%가량 증가한 총 2조4000억 루피(약 38조3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모디 총리는 현대식 새 역사 건설과 일본 신칸센에서 영감을 받은 ‘반데 바라트(인도에 대한 경의)’ 고속열차 도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14억 인구를 가진 인도에서 철도는 필수적인 교통 수단이다. 총 연장 약 6만4000km의 선로를 가로지르는 1만4000대의 여객 열차는 하루에 1300만여 명의 승객을 실어 나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도 철도의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이라고 말한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선로에 투입되는 열차의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노동력은 동일한 수준으로 늘어나지 않아 직원들의 부담이 늘어나며 인재에서 비롯된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전시설 설치도 지지부진해 열차가 자동으로 제동되는 열차 충돌 방지 시스템인 ‘카바치’는 전체 노선의 2%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사고 노선에도 카바치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14~2015년 139건, 2019~2020년에는 55건으로 감소하던 인도 철도 사고 건수는 지난해 37% 증가했다. 대부분의 사고는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지난해 철도이사회 의장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2일(현지시간) 밤 인도 동부 오디샤 주에서 여객열차인 ‘코로만델 익스프레스’, ‘하우라 슈퍼패스트 익스프레스’와 화물열차가 잇따라 충돌해 발생했다. 이 노선은 인도에서 가장 오래되고 여객열차와 석유·석탄을 운반하는 화물열차가 가장 붐비는 노선 중 하나다.
당국은 신호 오류로 첸나이로 향하던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선로를 변경해 정차 중인 화물 열차에 충돌했는지 여부를 포함해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인도 철도부 대변인은 “데이터를 보면 몇 년 동안 큰 사고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며 이번 사고가 그동안의 안전 문제와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는 20년래 인도 최악의 열차사고다. 앞서 1999년 서벵골 주에서 열차 충돌로 285명이, 2016년에는 인도레-파트나 익스프레스가 탈선해 160명이 사망했다. 올해 2월에는 우타르프라데시 주에서 화물열차 2대가 충돌했다. 인도 역사상 최악의 철도 사고는 1981년 비하르 주에서 기차가 다리에서 강으로 추락해 약 800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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