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문의 영화세상] 영화 같은 액션 영웅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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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문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7-27 06:31:10

영화 ‘더티 해리’(1971) 시리즈는 폴리스액션의 선풍을 일으켰다. 이전의 형사들은 단정한 양복 차림에 파나마 모자를 눌러쓴 신사 같은 모습으로 범인을 체포했다. 그러나 해리 캘러한 형사는 탱크처럼 저돌적인 모습으로 등장했다.

악당들은 나쁜 짓을 하면서도 떵떵거리며 사는데 법의 수호자가 왜 주눅들어야 하는가 라며 수사를 방해하는 자라면 그가 누구든 밀어붙이고 앞으로 나아간다. 악당들과 결탁한 정치인이나 내부 간부들에게는 더욱 가차 없다. ‘더티 해리’는 ‘끝장을 보는 해리’ 또는 ‘못 말리는 해리’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물론 악당들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겁을 주어도 흔들리지 않고 회유를 하려 해도 씨알도 안 먹힌다. 살아남으려면 그저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야 할 뿐이다.

악당들과는 달리 시민들 입장에서는 꿈꾸었던 영웅이다. 불의를 진압하고 회유나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는 주인공 해리 캘러한 형사 캐릭터를 연기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탈리아 서부극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로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키며 스타가 된 배우다. 1960년대가 ‘무법자’의 시대였다면 1970년대엔 경찰 뱃지와 권총을 지니고 악당을 소탕하는 도시의 경찰관 시대가 열렸다. ‘리쎌 웨폰’이나 ‘다이하드’ 시리즈는 ‘더티 해리’의 스핀오프(원작에서 파생된 영화나 드라마)다. 계보를 따진다면 한국영화 ‘베테랑’이나 ‘범죄도시’ 시리즈도 ‘더티 해리’의 후손인 셈이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거침없이 나아가는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는 ‘더티 해리’ 시리즈의 현실 버전이다. 인기를 얻지 못하더라도 해야 할 일, 옳은 일이라면 밀어붙인다. 민노총의 거듭된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으로 대응했다. 무조건 밀어붙이면 적당히 막는 척하다가 물러설 것이라고 믿은 민노총의 계산은 번번이 빗나갔다. 불법으로 진행되는 파업이나 시위라면 엄정한 법 집행으로 맞섰고, 덕분에 이제 노동 현장에서의 완력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일본과의 관계정상화는 반대파들의 저항을 제치고 이루어 냈다. 반일을 선동하는 세력들은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에 대해 당장이라도 큰일 날 듯이 요란을 떨고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 검증도 믿지 못하겠다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전문가들이 일상생활에서 늘상 접하게 되는 방사능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해도 막무가내다. 그럼에도 새 정부는 과거는 직시하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는 우방국으로서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기조를 설득하며 대나무를 꺾는 기세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

한·미동맹은 서로 간 믿음이 생길만큼 굳건해졌다. 북한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는 전략으로 바뀌었다.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맞춘다며 미국을 멀리하고 중국과 러시아로 기울었던 ‘균형외교’(?)는 한·미·일 3국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구도로 복원되었다. 문재인 정권에서 추진했던 탈원전 정책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4대강 수중보 철거 계획은 가뭄과 수해를 거치며 필요성이 인정돼 그대로 존치하기로 했다. KBS 수신료 분리 납부 조치는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세간의 반신반의를 알고 있다는 듯 전광석화처럼 진행시켰다. 해당 방송국은 수신료까지 받으며 공영방송으로서의 균형을 지키지 않고 특정 정파의 주장을 중계하듯이 나팔을 불어댄다는 비판에는 아랑곳하지 않다가 존폐의 기로에 서고서야 허겁지겁 우왕좌왕하고 있다.

영웅의 등장은 시대의 어둠이 강할수록 간절하다. 지난 5년간은 단순히 여야의 정권교체가 아니라 대한민국 수호세력과 반(反)대한민국 세력의 대결장 같았다. 집권에 성공한 반대한민국 세력은 대한민국 지우기가 지상 목표인 듯 오로지 뿌리 자르는 작업에 몰두했다. 한·미동맹은 빈껍데기가 되었고 기업 죽이기에 혈안이 되다시피 했다. 법치는 무너지고 같은 패거리끼리 정부 예산을 나눠먹기 하는 부정부패가 일상처럼 이어졌다. 잘 돌아가던 원전 시스템은 국민의 목숨을 위협하는 흉기라도 되는 듯 운영을 멈추게 하고 산과 들을 들쑤시며 태양광 패널을 깔았다.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빛나게 한 인물들에게 치욕스러운 낙인을 찍어 손가락질하게 했다. 오르락내리락을 거듭했던 근·현대사도 도전과 극복의 과정이 아니라 불의와 오욕만이 난무했던 시대로 규정지었다. 국가의 지도자를 잘못 선택한 대가치고는 내상이 너무 깊고도 넓었다.

윤 대통령의 흔들리지 않는 뚝심과 일관성은 예전 정치인들에게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일도 버젓이 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여론은 따라야 할 대상이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진영으로 갈려 내편이라면 무조건 지지하고 그렇지 않으면 적으로 매도하는 상황에서는 중심을 지키며 제자리를 찾아 나가는 ‘정상화’가 필요하다. 윤 대통령의 행보에서 영화 속 주인공을 현실에서 보는 듯한 박력이 느껴지는 것은 그렇게 직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희문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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