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희의 100세 건강 [24] 천지 기운이 출입하는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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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8-31 06:30:30

사람들은 3년간의 코로나19 대유행을 통해 코와 폐의 연관성을 잘 알게 되었을 것이다. 호흡을 통해 코로 들어온 바이러스가 폐에 들어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옛날 사람들은 코를 통해서 공기와 함께 정신이 출입한다고 하였다. 이 말은 호흡에 의해 정신활동이 유지된다는 뜻이다.

호흡은 코와 입으로 가능하다. 코로 숨을 쉬면 하늘의 기가 들어오고, 입으로 숨을 쉬면 땅의 기운이 들어온다. 코와 입은 천지의 기운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출입문이 된다. 코 건강은 폐가 주관하므로 폐가 건강해야 코를 통해서 호흡이 가능하고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폐는 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면서 더운 것과 찬 것을 모두 싫어하는 속성이 있다.

폐와 코는 적은 온도 변화에도 병들기 쉽다. 몸속의 상태는 코의 색깔로 표현되므로 코를 명당(明堂)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코끝이 푸르면 몸에 통증이 있는 것이다. 코가 검으면 과로했다는 증거이고, 코끝이 붉으면 음주로 몸을 상한 것이다. 만약 코가 노란색을 띠면 변비가 있다는 표시다.

코에서 누런 콧물이 흐르는 것은 비연(鼻淵)이라 한다. 축농증이나 만성비염에 해당되며 탁한 콧물이 계속 나오면서 눈이 어두워지는 특징이 있다. 담(쓸개)에 쌓여 있던 열이 뇌로 올라갔기 때문에 생기므로 우선 열을 내려야 한다. 증세가 심해지면 코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고 두통이 생긴다.

▲ 옛날 사람들은 코를 통해서 공기와 함께 정신이 출입한다고 하였다. 호흡에 의해 정신활동이 유지된다는 뜻이다. 연합뉴스

코에서 맑은 콧물이 계속 나는 것은 비구(鼻鼽)라고 한다. 찬바람을 쐬어 폐가 상했기 때문에 생기며 만성비염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이 여기에 해당된다. 코가 막히는 것은 비색(鼻塞)이라 한다. 찬바람을 쐬어 감기가 들었을 때 잘 생긴다.

폐에 열이 쌓이면 콧속이 헐면서 아픈 비창(鼻瘡)이 된다. 심해지면 마치 비온 뒤에 버섯이 돋아나듯 콧속에 사마귀가 생긴다. 또한 코가 아픈 것은 비통(鼻痛)이다. 이 병은 바깥에서 들어온 나쁜 바람과 몸속의 기(氣)가 싸우기 때문에 생긴다.

콧등이 붉게 되는 것은 음주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검게 변하는 것이 특징으로 비사와 동일하게 치료한다. 이외에도 코피와 관련한 다양한 증상도 있다. 코를 건강하게 하려면 검지손가락으로 코의 양쪽을 자주 열이 날 때까지 문질러주면 효과가 있다. 일산 100년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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