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데스크칼럼
[조정진칼럼] 북한 붕괴 대비하라
조정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04 00:02:50
 
▲ 조정진 발행인·편집인
북한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수십 년 공을 들인 핵무기 개발이 거의 완료되고 이동 수단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전 배치가 눈앞인데 한국과 미국이 핵우산에 합의하고 한··일이 군사협력 단계로 발전하자 북한 김정은 체제가 히스테리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북한이 연속적인 실패에도 불구하고 사나흘이 멀다 하고 미사일 시험발사를 연속해서 하는 것은 최고지도자의 불안한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무기의 기술적 보완이라는 군사 과학의 영역을 며칠 안에 성공시키라는 권력으로 짓누르는 형국이다. 할 일을 하라는 것과 안 되는 일을 강요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반발이 있게 마련이다.
 
미국의 국제문제평론가 로버트 카플란은 2006년 한국을 다녀간 뒤 북한이 붕괴할 때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그는 북한 정권이 미사일 위용을 과시하려는 것은 오히려 북한 체제의 허약함을 드러내는 표시라고 주장하면서 북한 체제가 급작스레 붕괴할 가능성을 내다봤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리 다를 게 없다. 북한이 실제 한국이나 미국·일본 영토엔 단 한 발도 발사하지 못하면서 애먼 바다에 미사일을 퍼붓는 것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두렵기 때문이다. 훈련하는 척 하다가 상륙해 체제를 무너뜨릴 것이 두려워 짖는것이라는 분석이다.
 
카플란은 7단계 북한붕괴론을 제시했다. 단계: 자원이 고갈된다 단계: 원 고갈 때문에 사회기반시설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된다 단계: 중앙정부의 통제가 무너지며 그 기류가 널리 퍼지고, 지방 당 관료와 군벌이 통제하는 독자적인 영지가 나타난다 단계: 지방 당 관료와 군벌의 세력이 커졌다고 판단한 김정일이 이들을 누르려 한다 단계: 중앙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저항이 일어난다 단계: 북한 체제가 분열상을 보인다 단계: 새로운 국가적 지도력(national leadership)이 나타난다.
 
카플란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나중에 고난의 행군으로 이름 붙인 식량 미공급사태로 총인구의 10분의 1이 사망한 1990년대 중반, 북한은 붕괴 제단계에 이르렀다고 추정했다. 그렇지만 중국과 한국의 재정지원과 미국의 식량 지원으로  위기를 넘기며 제단계로 되돌아갔다고 분석했다.
 
김정일 체제에서 김정은 체제로 바뀐 2023년 현재의 북한은 어떠한가. 김정은 체제 들어서 겉보기에는 북한이 견고해 보이나 속내는 복잡하다. 김정은의 군부를 대하는 태도 때문이다. 군대 경험이 전혀 없던 김정일은 매사 군부의 의견을 존중했다. 눈치를 봤다는 말이 좀 더 적확하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등 남북이 교류 협상을 할 때도 반드시 군부의 동의를 전제로 추진했다.
 
하지만 포병 경험이 있는 김정은은 다르다. 더욱이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제거 후 전군 금주령 상태에서 술을 먹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차수)을 차수에서 대장으로 강등하면서 시작된 계급장 떼었다 붙였다는 일상이 됐다. 북한군 장성은 별 하나인 소장을 시작으로 중장-상장-대장 계급 체계를 갖고 있다. 그 위로 차수-원수(김정은)-대원수(김일성·김정일) 계급이 있다. 군인에게 계급은 곧 생명이다. 그런데 별 세 개가 하루아침에 한 개로 떨어지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허다하다하지만 김정은은 놀이처럼 그것을 즐기고 있다. 군 내부에서 억하심정(抑何心情)이 안 생길 수가 없다.
 
북한이 붕괴 4단계에 진입했을 때 중국과 미국은 북한 군부와 접촉면을 늘린 일이 있다. 속칭 별 모으기’ ‘별 따먹기로 불린 작전은 북한 붕괴에 대비한 비상 대책이자 북한을 붕괴시키기 위한 시뮬레이션의 일환이기도 했다. 하지만 친북 성향의 김대중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 해체 전략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고, 박근혜정부가 통일준비위원회를 띄우며 다시 북한 해체를 추진하다 탄핵으로 주저앉고 만다.
 
주한미군 장교들은 북한을 KFR(Kim Family Regime), 김씨 가족 체제로 부른다. 그들의 목표는 악마(demon)’의 남침을 막는 것이지만, 또 하나의 목표는 북한의 체제 변동(regime change)’이다. 물론 북한이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체제로 바뀐다고 해서 곧장 남북이 통일되는 건 아니다. 국제법적으로 북한은 독립국가이기 때문에 미국·중국·러시아·일본의 신탁통치나 한국의 보호령 시기를 거쳐 통일 한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
 
통일 한국이 되려면 미··러는 물론 일본의 동의와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가장 위험한 것은 북한의 체제 전환, KFR 체제가 붕괴되는 와중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핵과 생화학무기 등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통제권의 혼란이다. 따라서 정부 당국은 이제부터 치밀하게 북한에서 진행되는 여러 과정을 모니터링하며 치밀하게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 윤석열정부의 시대적 소명이 만만찮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7
좋아요
5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조정진, 편집국장: 고동석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