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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이 월성원전 2·3·4호기 계속운전이 결정되지 않을 경우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공식 경고했다. 연말 예정된 한수원 이사회와 차기 사장 인선이 동시에 중대 분수령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수원노조는 16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한수원 방사선보건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월성 2·3·4호기 계속운전이 더 이상 미뤄질 경우 이는 명백한 경영진 책임 사안”이라며 “고용과 임금, 복지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강경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강창호 노조위원장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이후 2·3·4호기 계속운전을 추진하지 않으면서 구조적인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며 “현재 하루 약 9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고, 이는 매출 감소를 넘어 사내 복지기금, 경영평가, 임금에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중수로인 월성 2·3·4호기의 특성을 고려하면 계속운전 결정 지연 자체가 사실상 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수로는 압력관 교체 등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운영 변경 허가와 경제성 평가, 예산 편성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관련 절차가 지연되면서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도 실제 운전 기간이 2~3년에 불과해져 경제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구조”라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강 위원장은 “이 같은 상황을 알고도 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상법상 선관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며 “노조는 연말 예정된 한수원 이사회에 법적 책임을 경고하는 내용증명을 이미 발송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사회 당일 피켓 시위도 예고했다.
파업 가능성도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강 위원장은 “2026년 3월부터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사용자 귀책 사유가 명확한 사안에 대해 노동조합의 쟁의 책임이 대폭 완화된다”며 “월성 2·3·4호기 문제는 경영진의 귀책 사유가 분명한 사안으로,
고용과 임금 문제를 이유로 한 쟁의는 정당한 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월성 2·3·4호기가 중단될 경우 이는 곧 고용의 위협으로 직결된다”며 “이사회가 끝내 결정을 회피할 경우 노조는 재기 선언과 함께 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차기 한수원 사장 인선 문제도 함께 거론됐다. 강 위원장은 “신임 사장 공모 서류전형을 통과한 후보가 7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가운데 과거 탈원전 정책에 관여한 이력이 있는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전 비전과 현장을 이해하지 못한 사장이 선임될 경우 월성 계속운전 문제를 비롯한 주요 현안에서 충돌이 불가피하다”며 “특정 후보가 면접을 통과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단계로 넘어간다면, 이는 현 정부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판단이 원전 현장과 괴리돼 있다면 이를 바로잡기 위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월성 원전 문제를 단순한 노사 갈등이 아닌 국가 에너지 전략의 문제로 규정했다. 강 위원장은 “대한민국 원자력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내부 의사결정 지연으로 스스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지금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원전 시장에서 한국의 저력을 보여줘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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