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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권심판론’을 명분으로 무기한 단식을 선언한 지 나흘째다. 단식 와중에 ‘오염수 저지 투쟁’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민생 행보·입법 폭주 견제’로 결속하며 정기국회를 이끌어나갈 방침이다.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와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국정운영 방향굳히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달로 윤 정부 출범 17개월 차다. 최근 연찬회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 국정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아찔한 생각이 든다”며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을 겨냥한 작심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취임 이래 윤 대통령은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 과제를 내걸고 문 정부 시절의 소득주도성장·탈원전·부동산규제 등에 반하는 정책을 내놨다.
‘킬러규제’ 혁파 관련 법안도 내걸었다. 규제혁신은 역대 보수 정부의 핵심 사안이면서 대체로 여의치 않았던 국정과제다. 이를 윤 대통령이 집권 2년 차에 현안으로 올린 것이다. 그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도 하나하나 ‘킬러규제‘의 개혁을 주문했다.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또한 킬러규제 개혁으로 신성장 도약 창출을 다짐했다. “쉽게 풀 수 있는 규제를 넘어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 킬러규제 혁파에 집중할 것”을 역설한 것이다.
한국경제의 전망이 악화일로다.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지난 상반기 전망치보다 0.1%p 하향 조정한 2.2%로 수정했다. 경제살리기가 무엇보다 필요한 이 때 윤 대통령이 직접 민생 현안 챙기기에 나선 모습이다. ‘양비론’ ‘중도 표명’ 등의 여의도 정치문법에 얽매이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다운 해법은 외교에서도 빛났다. 야당이 집요하게 발목을 잡아 온 ‘과거사문제 봉합’에 앞장선 것은 그것이 국익이기 때문이다. 광복절 경축사에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에 초점을 둔 양국 안보·경제 협력을 강조하며 “일본은 이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임을 분명히 했다. “힘을 합쳐 함께 나아가야 할 이웃”이라는 것이다.
또한 최근 미국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와 외교 등 광범위한 의제에서 훨씬 나아간 협력을 증진시켰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온 한·미·일 공조가 삼각동맹 수준으로 격상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3국의 정례적 공동군사훈련 개최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정부 시절 한·미 연합훈련은 실전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실시돼 유명무실해진 상태였다. 이를 완전히 정상화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허울뿐인 협치’보다 ‘꼭 필요한 도전’을 택한 셈이다. 광복절 기념사에서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며 “민주주의운동가·인권운동가·진보주의행동가로 위장하고 패륜적 공작을 일삼아 왔다”는 지적도 큰 주목을 받았다.
이런 윤 대통령의 행보를 ‘친일행위’ '색깔론'으로 몰아부친 야권에 대해 ‘이념 공방에만 몰두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 역시 그 연장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민생 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죄’ ‘전면 국정쇄신 및 개각 단행’ ‘일본 핵 오염수 방류에 반대 입장 천명’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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