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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는 몇 년 전 강아지 몰티즈를 입양했다. 잔병치레가 없어 예방주사와 정기검진 말고는 병원에 갈 일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강아지는 절뚝이면서 낑낑거렸다.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절뚝이는 증상이 심해졌다. 걱정돼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슬개골 탈구 4기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200만 원 가까운 수술비를 부담했지만 현재는 수술을 잘 마치고 회복 중이다. “펫보험을 미리 가입했다면 부담이 크지 않았을텐데”라고 생각해 펫보험 상품을 알아봤지만 최근 수술이력으로 가입이 어렵다는 소식을 들었다.
KB손해보험이 특정 질병의 ‘부담보 인수’를 통해 펫보험 활성화에 앞장서기로 했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큰 병으로 아팠던 반려동물도 부담보로 가입할 수 있도록 올해 6월 출시한 ‘KB 금쪽같은 펫보험’의 인수 기준을 대폭 완화한다.
6일 KB손해보험은 “예전에는 병력이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는 펫보험 가입이 제한됐지만 반려인의 마음을 반영해 사람과 같이 과거 병력을 고지하면 질병과 연관된 부위만 보장에서 제외하는 부담보 인수를 신설해 가입 문턱을 낮췄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A씨 사례처럼 ‘슬개골 탈구’로 치료를 받은 강아지의 경우 이를 고지하면 ‘근골격계 질환’ 부담보로 펫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강아지는 계약 전 고지사항에 따른 12개의 질환을 부담보로 가입이 가능하다. 해당 질환은 다빈도 질환인 슬개골 탈구·알러지·아토피·만성외이염·결석·방광염·모낭충·건성각결막염(안구건조증)·백내장·녹내장·고관절 이형성증·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심장사상충 등이다.
고양이는 강아지의 12가지 질병 외에 만성치주염 등 치주질환·하부요로기증후군 등 비뇨기계 질환·만성장염·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등 16개 질환을 부담보로 인수할 수 있다.
7월 KB손해보험이 자사 펫보험 가입 연령을 분석한 결과 0~2세의 어린 강아지가 전체 강아지 중 절반 가까이(49.6%)를 차지했다. 고양이도 0~2세가 42.3%에 달했다. 이는 부모가 아이를 위해 자녀보험을 가입해주는 것처럼 반려동물을 입양한 뒤 부모의 마음으로 펫보험에 미리 가입시켜주는 것으로 읽힌다.
또 반려동물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각종 질병에 노출되게 되는데 질병이력으로 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운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손해보험사에서 팔고 있는 펫보험은 대부분 최고 8세에서 1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지만 과거 병력을 앓았던 반려동물은 높은 위험으로 인해 보험 가입이 제한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평균 총 치료비용은 올해 78만7000원이다. 연령별로 보면 반려견의 경우 2세를 저점으로 점차 증가하다 15세를 넘으면서 고점에서 115만4000원을 지출했다.
반려동물은 나이를 먹으면 각종 질병에 노출되고 보험 가입 니즈가 늘어나지만 유병자보험과 같은 상품은 통계 부족으로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되면 유의미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상품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현재 국내 반려동물 수는 약 800만 마리로 추정되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25%나 차지하지만 높은 보험료와 부족한 보장으로 펫보험 가입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가입이 어려웠던 아픈 반려동물을 위해 가입 문턱을 낮춘 ‘KB금쪽같은 펫보험’이 펫보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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