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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주의아카데미 채진원 공동이사장·이동호 공동대표
[세상만사] 무너진 3權… 반쪽 ‘민주공화국’ 극복 나설 때
‘30년 민주화’ 질주에 공화주의 가치 매몰… 공공선의 정치 실종
다수결 원리에 의존하는 민주주의… 공존·합의 사실상 어려워
개딸에 끌려다니는 다수당… ‘민주공화국 정신’ 땅에 떨어져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0-18 22:13:21
“공화주의와 경쟁하는 적들이 많아요. 민족주의·반공주의·세계시민주의…. 이것들로부터 공화를 바로잡고 7공화국의 비전을 제시해야죠. 일단 다수결의 중우(衆愚)정치 장으로 변해 버린 의회부터 바로 세워야 해요. 우리나라 헌법은 1조에서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했고 1조 2항에서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해 놨어요. 2조에서 ‘민주’만 말했으니 대의제와 공공선 등 ‘공화’의 가치를 담은 3항이 필요합니다. 대표를 통해 행사된 주권이라도 법의 정의와 공동체의 공공선에 어긋나면 마땅한 책임을 지게 해야죠. 무너졌다고 비판받아 온 입법·사법·행정 권력을 공화주의로 재건해야 한다는 겁니다.”
 
공화주의아카데미 교장 이동호 변호사가 ‘공화주의의 실천’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민주공화국’으로 태어난 대한민국이 ‘반쪽짜리 공화국’ 상태라는 문제의식에 공감한 지식인들이 공화주의아카데미를 꾸렸다. 공화주의적 리더십과 덕성을 지닌 정치 신인을 교육해 제도 정치권에 입성시킨 후 정치권 전체의 변화를 도모하자는 포부를 지니고 만든 모임이다.
 
전통적으로 공화주의란 개인주의적 자유주의나 소유적 개인주의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개인의 사적 권리 확보보다 시민으로서의 덕성 고양을 강조한다. 자유주의와 함께 현대 국가를 형성하는 두 개의 큰 이념 축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나름의 역사를 써 나갈지 주목된다. 
 
▲ 공화주의아카데미 채진원(오른쪽) 공동이사장과 이동호 공동대표가 서울 모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함운경 상임대표는 586운동권 세대의 상징적 인물 가운데 하나다. 타락한 민주화세력을 향해 탄핵의 목소리를 내 온 함 대표, 평생을 ‘공화’에 천착한 정치학자 김동규 공동대표, ‘헌법과 공화주의 가치’의 결합을 탐구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 이동호 공동대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화주의자 채진원 공동이사장 등이 위기의 대한민국 재건에 뜻과 마음을 모았다. 
 
채 교수는 ‘반쪽짜리 민주공화국’의 극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그동안 민주주의에만 초점이 맞춰졌어요. 30년간 민주화가 전개되는 가운데 공화주의는 제자리걸음”이었다는 것이다. 
 
“이제 나머지 반쪽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민주주의가 왜 불안할까요. 다수파에 밀린 소수파는 항상 불안정하고 서로에 대한 존중을 상실한 분위기죠. 윤석열정부는 더불어민주당의 전체주의화를 비판하고 민주당은 연성 파시즘이라며 정부를 욕해요. 민주주의의 위기입니다. 원인 규명 없이 상대 진영을 비난하는 패거리 싸움에선 공공성의 정치가 이뤄질 수 없어요. 공화국의 집단의사결정 체제의 ‘합의’를 통해 결정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재의 정치 풍토에선 그게 불가능합니다. 결국 좋은 정치를 위한 패러다임 전환을 향해 ‘공화주의’에 집중할 것을 말하는 거예요.”
 
진영 논리에 뿌리내린 거대 양당 구도의 현실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 ‘공화’라는 공존의 수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채 교수는 ‘다수결의원칙’에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민주주의에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다수파가 소수파에 절대적 승복을 요구하는 구도는 공존과 합의를 어렵게 만듭니다. 상대 진영을 타도해야 할 적이자 경쟁자로만 보게 되니까요.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이쪽은 독재 저쪽은 반독재, 이런 식으로 갈라져서 싸우는 겁니다. 다수결로 선출된 사람들이 공화의 원리를 망각한 거예요. ‘침해돼선 안 될 절대적 공공선’의 부분이 있는데 이것을 훼손하고요. 공화주의에서 기준은 ‘다수’가 아니라 ‘자유 시민’입니다. 모두가 존중받는 자유 시민의 가치를 법과 이념이 따르게 되는 거죠. 자유 시민의 가치 기준을 지키면 기득권 유지의 방편이 된 ‘민족주의’나 ‘반공주의’ 이데올로기로의 집중을 막을 수 있어요. 민주주의가 중우정치와 포퓰리즘으로 타락하는 것도 막을 수 있습니다.”
 
▲ 채진원 교수.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이 변호사는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마저 상실된 계기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2019년 문재인정부 당시의 ‘조국 사태’를 꼽았다.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할 법의 정의가 광장에 쏟아져 나온 군중에 의해 무력화되면서 사실상 대의제가 훼손돼 ‘직접민주주의가 폭력적으로 도래했다’고 보는 것이다.
 
“정치의 질의 문제도 따져 봐야 해요. 공화주의에서는 소수의 자유 시민이 누려야 할 자유와 함께 주체적 개인을 절대적으로 존중하지만 현재의 한국사회엔 ‘광적 팬덤’이라는 게 등장했어요. 이들이 SNS에서 활약하면서 다수를 이루고 광장에 나서서 목소리를 높입니다. 결국 이들의 의견이 모두의 의견, 특정 집단의 주장이 전체의 주장인양 간접독재 내지 군중독재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21대 총선에서 헌정사상 유례없는 180석의 거대 야당이 등장해 그 다수파가 어느 한쪽 진영의 이익만 대변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상황이에요. 이들이 현재 ‘개딸’에 끌려다니는 것만 봐도 민주공화국의 정신이 완전히 무너졌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법에선 ‘실제적 정의’가 기본이에요. 다수의 힘으로도 훼손할 수 없는 절대 정의. 그게 지켜지지 않으면 ‘법의 지배’ 대신 ‘법에 의한 지배’ ‘법을 위한 법’이 돼 버려요. 법치가 정의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통치의 수단으로 전락해 버릴 때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어이없게 탄핵당하거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장 기각 같은 사태가 벌어지는 겁니다. 광장 민주주의라는 미명하에 사실상 법치를 무너뜨리고 정치 판결이라는 최악의 악수를 두게 된 거예요. 똘똘 뭉친 일부 광적 집단이 다수파인듯 착시를 일으키는 것, 이런 게 ‘광장 정치’의 폐해이자 ‘타락한 법치국가’의 모습 그 자체죠.”
 
채 교수 역시 ‘숙의민주주의(여러 사람의 생각과 논의가 의사결정의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 형식)’에 위기가 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팬덤의 등장으로 숙의민주주의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올바른 민의를 전달할 수도 없게 됐어요. 한국 정당은 민주정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고 사당화(私黨化)에 이어 사법화(私法化)까지 일어나고 있어요. 오늘날 한국인은 개념으로서의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는 것엔 성공한 것 같아요. 그런데 독재시대를 거쳐 오다 보니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같은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세로축 민주주의를 모른다는 거죠.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우 3부 권력이 서로 견제는 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연방정부잖아요. 주 정부와 중앙정부의 서로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는 반면 우리는 자치 분권화가 안 돼 있어요. 그래서 지방자치부터 시작하는 게 맞아요. 공화주의자들이 논의를 구체화하면서 ‘지방자치’ ‘주민자치’에 힘을 모으는 것도 마찬가지 논리에서입니다.”
 
의회 구성을 변화시켜 공화주의 흐름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이 공화주의아카데미 멤버들의 실천 목표다. “의회 구성은 양원제로 해야 해요. 의원의 겸직 같은 것도 없애야 하고, 관료 사회에 대한 개혁을 먼저 시작해야 합니다. 개헌을 하는 건 어떨까요. 헌법 1조 3항에 현재 공화국의 가치에 부재한 ‘공공선’ ‘입법권’ ‘대의제’를 넣은 후 의무와 책임 등을 지게 하는 거죠. 이를 통해 행사된 권리는 국민대표를 통해 행사된 권리예요. 국회의원은 결국 공공선을 지키지 못할 때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내려오면 되고요.” 
 
▲ 이동호(왼쪽) 변호사와 채진원 교수.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채진원 교수 프로필
△2009년 경희대 일반대학원 정치학 박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이동호 변호사 프로필
△1973년 서울 출생 △1997년 서울대 법대 공법학과 졸업 △2001년 사법시험 합격 △2006년 제35기 사법연수원 수료 법무법인 온다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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