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화물 사업 매각… 아시아나 합병 효과 긍정적일까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여행·항공

결정 과정에서 이사 1명 사퇴·1명 불참… 내외 반대 여론 커져
화물 사업 중요성 놓고 의견 엇갈려… 슬롯 반납 경쟁력 악화 우려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05 12:46:08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지에 대해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도 발걸음을 떼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2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합병 과정에서 EU 집행위원회가 권고한 화물 사업 매각안에 동의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매각은 지난달 30일 이사회에서 논의됐으나 논의가 길어졌고 2일 다시 이사회를 열어 매각을 결정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매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가 이사회 전날인 지난달 29일 사임했으며 강혜련 사외이사가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원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합쳐 6명이 참여했어야 할 표결에 4명이 참여해 찬성 3표와 반대 1표로 화물 사업 매각이 가결됐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와 전임 사장단이 매각 반대 의사를 밝혔고 정치권에서도 배임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우려를 표한 것을 고려하면 이사회 내부에서도 화물 사업 매각에 대한 고민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사업 매각안을 거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총계는 약 13조 원에 달한다. 부채 비율 역시 1700%를 넘어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70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투입했다. 대한항공은 화물 사업 매각안 동의를 조건으로 이 중 상당수를 즉각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 유동성이 절실한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거부하기 힘든 제안이다.

다만 화물 사업 매각이 당장의 위기를 넘을 수 있을지라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매출 중 화물 사업의 비중은 2021년 76.8%에 달했으며 2022년에도 53.1%에 달했다. 합병 과정에서 최근 몇 년간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준 분야를 포기하게 된 셈이다.

다만 화물 사업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코로나19로 해외 출국이 줄어들어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화물 사업 매출 비중은 21.7%로 줄었다. 여기에 여행 수요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화물 사업 비중이 더 축소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매각이 결정된 후 2일 낮 12시 기준 1만1420원이었던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3일 장 마감 기준 1만120원까지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한국 항공 사업의 영역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U와 미국 경쟁 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독점 방지를 위해 상당수의 슬롯(공항 이용 권리)을 반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 유일무이한 대한민국의 국적 항공사가 되는 상황에서 다수의 노선을 포기할 경우 한국 항공 산업 경쟁력에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