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희의 100세 건강 [33] 환절기 감기와 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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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1-09 06:30:30

한의학에서 기침을 해수(咳嗽)라 한다. 해는 소리는 있으나 담은 없는 것으로 폐기가 상하여 맑지 못한 것을 말하고, 수는 담은 있으나 소리가 없는 것으로 비장이 습하여 생기는 것이다. 즉, 기침도 하면서 가래도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 폐와 비장이 같이 상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폐에 병이 생기는 것은 심장과 비장의 허실과 깊은 관련이 있다.

기침은 폐장 질환의 증상 중 하나다. 발생 원인은 크게 외감으로 인한 기침과 내상으로 인한 기침으로 나눌 수 있다. 외감으로 인한 기침은 주로 외사가 폐를 침범하여 발생된 것으로 풍(風)·한(寒)·조(燥)·열(熱)이 원인이다. 호흡을 주관하는 폐는 코와 연결되어 기관지를 통해 폐에 산소 공급을 하고 있다. 폐는 몸의 가장 높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외사의 침입을 가장 많이 받게 된다. 찬 음식을 자주 먹고 마시면 폐가 상하기 쉽다. 폐가 상하면 기운이 아래로 내려오지 않고 위에 머물게 되어 기침이 발생하게 된다. 심하면 흉통까지 생긴다.

내상이 원인이 되어 기침을 하는 경우는 오장육부 기능이 실조되어 발생하게 된다. 반드시 폐가 상해야만 기침이 나는 것이 아니라 심장·비장·위·간·신장 기능이 실조되었을 때도 기침을 할 수 있다.

감기는 말 그대로 기에 감응된 것이다. 어떤 기에 감응되었느냐에 따라서 기침이나 콧물·가래의 색깔이 달라진다. 기침을 오랫동안 하는 내원 환자들을 보면 한두 달 정도 기침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미 양방 병원에서 기침약을 계속 복용했는데도 낫지 않아 그제야 한의원에 오게 된다.

기침을 오래 할 때는 다른 합병증이 있는 경우가 많다. 목이 간질간질하면서 기침이 나고 밤에 더 심해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 기침할 때마다 흉통이 심해지고, 가래 덩어리 같은 것이 나오기도 하고, 가래 끓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이런 정도가 되면 오장육부 기능이 떨어지고 면역력도 떨어진 상태여서 합병증으로 발전한다.

풍·한·습·조·화(風寒濕燥火)의 기가 모두 기침을 발하지만 습병만은 담음을 만들어 위에 머물러 행하지 못하면 폐로 상역하여 기침이 되고, 습이 심경에 있으면 열담이 되고, 간경에 있으면 풍담, 폐경에 있게 되면 기담, 신경에 있으면 한담이 된다. 이때 나타나는 증상을 보고 각기 다른 처방을 써야 정확히 치료할 수 있다.

일산 100년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

한봉희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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