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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는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원’을 뜻한다. 보통은 우주나 신을 나타내는 기하학적 디자인이나 패턴을 일컫는다. 분석심리학에서 만다라는 내적 균형을 잡아가는 도구로서 심리치료에 쓰이기도 했다.
오랫동안 만다라 작업에 몰두해 온 김영진 작가의 초대전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아트스페이스 퀄리아’에서 1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그의 작업은 과거의 동판 작업부터 현재의 모듈리놀륨 작업에 이르기까지 일관적으로 ‘구성의 방식’을 탐구한다.
시각적으로는 △초현실주의에 입각한 데페이즈망과 다중상 △게슈탈트의 이론이 주된 방법론 이고 개념적으로는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 △달리의 편집증적 시각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동판화에서는 데페이즈망적인 무의식적으로 이미지들끼리 관련성이 없는 이미지를 직접 그리고, 그 이미지들에 서로 연결성을 부여하여, 게슈탈트의 이론에 근거하여 작업을 이어간다.
김영진 작가는 “동판 위에 무작위의 선과 점 혹은 스크래치를 낸 뒤 그 안에서 형태를 발견해 내고 그 형태를 의식적으로 정교하게 이미지화 시킨다. 그런 뒤 각각의 이미지들이 점점 각각의 형태를 잡아가게 되면 그때 비로소 전체의 구성을 고민하게 된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완성된 최종적인 작업의 이미지들은 무의식에서 출발한 것이기에 결과적으로도 그가 의도하지 않았던 창의적 결과물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모듈리놀륨이나 만다라 작업은 작은 수많은 판들을 각각 재배치하거나, 반복적으로 연속적으로 찍어내 이미지를 구성한다. 이미지를 반복하여 찍어내는 방식은 테셀레이션이라고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테셀레이션은 수직·수평·꼭지점 등 기준점이나 조합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는 꼭지점을 기준으로 만다라의 형상을 캐치한다. 테셀레이션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미지와 이미지 간의 출발과 마무리가 서로 연결성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모듈 리놀륨의 경우 훨씬 자유로운 방식으로 작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장처럼 만든 여러 개의 수많은 리놀륨 조각들을 다양한 칼라와 방식으로 찍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이미지든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록 에디션을 만들어 내기 어려운 기법이기는 하지만 하나의 독립된 회화로서 바라보자면 그 가능성이 오히려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임두빈 미술평론가는 김영진 작가를 일컬어 “형태의 마술적 변형을 통해 무생물이 생물과 연결되고 인간과 연결되는 김영진의 초현실적 화면은 섬뜩하면서도 해학적이다”라고 말했다.
‘편집광적 비평 방법’을 연상하게 하는 그의 화면은 사물들이 자유롭게 변형되고 연결되어 새로운 형상의 신비로 우리를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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