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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기 힘들고 시진핑 체제도 싫다”… 100만 명 脫中入美 러시
중국인 美밀입국 급증… 동남아~중남미 거쳐 죽음의 정글도 통과
텐센트 챗봇 베이비Q “중국몽=미국 이민” 답변 후 서비스 폐쇄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01 19:20:00
▲ 지난달 말 멕시코 해안 오하카에서 중국인 8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먼 여정을 거쳐 미 남부 국경을 향해 이동하던 중 보트가 전복해 사고사한 것으로 보인다. 근년 급증한 중국인 미 밀입국 문제가 새삼 주목받게 됐다. AFP·연합뉴스
▲ 미국 밀입국 경로로 통하는 중남미 연결점의 험난한 정글 ‘다리엔 갭’의 입구. 특히 동남아~튀르키예~중남미를 거치는 5000km 여정을 마다않고 탈중국한 사람들의 이용이 최근 급증했다. 부유층이 아닌 중산층 30~40대에 어린 자녀까지 동반한 경우도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지난달 말 멕시코 해안가에서 중국인 8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검찰은 미국 남부 국경을 향해 가던 이들이 보트 전복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하카(Oaxaca)주 검찰은 플라야 비센테 마을 해변에서 발견된 시신들을 수습해 국적을 확인했다고 지난달 31(현지시간) 밝혔다. 근래에 이례적으로 급증세를 보인 중국인 미국 밀입국자 문제가 새삼 국내외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개된 검찰 설명자료에 따르면 중국 국적 여성 7명과 남성 1명이 다른 1(생존자)과 보트에 탑승했다. 생존자 진술에 의하면 이들 일행은 28일 남부 타파출라에서 만난 멕시코 남성의 안내를 받고 보트에 탄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들의 정확한 신원이 조만간 주()멕시코 중국대사관 협력을 얻어 파악될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멕시코 북부 미국 국경 지역으로 육로를 통해 가려는 밀입국자들의 주요 경로다최근 중국인 밀입국자들이 선호하는 멕시코 종단 경로의 하나이기도 하다현재 미국 밀입국자 30%가 중국인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해 남부 국경을 넘으려다 붙잡힌 중국인이 37439여 명이라고 집계했다213일 공개된 CBP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21(689) 54, 2022(3813) 10배에 이른다작년 12월엔 한 달 내 6000명을 찍었다워싱턴포스트(WP)등 현지 매체들은 중국인들이 자국 내 경제 침체와 정치적 탄압을 피해 미국행을 택한다고 보도했다.
  
오지 정글 다리엔 갭통과한 미국행 중국인 늘어
 
중미 파나마와 남미 콜롬비아 사이 약 60마일(약 100)의 정글 다리엔 갭(Darien Gap)’에까지 중국인들이 크게 늘어 주목된다. 이곳은 가파른 산과 밀림·늪지대 등으로 악명 높은 구역이다남미~북미 간 사실상 유일한 육로로 콜롬비아 마약상들의 치외법권에 가깝고 야생동물이 들끓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오지로 꼽힌다.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작년 1~9월 다리엔 갭을 통과한 난민이 약 308000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이 중 중국인이 15000명에 달했다. 베네수엘라(171000명에콰도르(4만 명아이티(35000명)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2010~202112년간 이곳을 통과한 중국인이 376명에 불과했으니 최근 들어 수십 배 증가한 셈이다.
 
이들 중국인은 관광 목적을 내세워 출국하기 편한 태국터키 등지로 간 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에콰도르에 들어가 현지 브로커들에게 수천 달러 비용을 내고 다리엔 갭을 거쳐 멕시코 북쪽 미 남부 국경지대까지 간다. 5000㎞에 이르는 이 여정은 길면 두 달쯤 걸린다. 도중에는 다리엔 갬처럼 걸어서 지나야 하며 범죄 피해를 입거나 독사에 물려 죽을 수 있는 위험한 정글도 있다. .   
 
그럼에도 이 루트를 통한 중국인들의 미국행은 끊이지 않는다. 망명 허가율이 높고 허가가 나오지 않아도 불이익이 예상되는 중국으로 강제 송환시키진 않기 때문이다. 미 남부 국경에 도달해 관리시설에 수용된 다음 망명신청을 하고 간단한 심사를 받은 후 석방된다
 
이제 캘리포니아로 들어가면 일단 성공이다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는 느슨한 독자적 이민법을 시행 중이다맨해튼 차이나타운과 함께 뉴욕 내 대표적인 중국인 집단 거주 지역인 플러싱엔 만다린(표준 중국어)·광둥어를 쓰는 이민자들이 많다. 영어를 잘 못 해도 일자리 구하기가 쉬운 편이다
 
보통사람들이 가세한 탈중국 미국행
 
시진핑 주석 집권 10여 년간 중국인 해외 망명 신청자는 100만 명에 육박한다집권 2기 이후 강화된 통제의 불만도 있지만 최근 탈중국 행렬의 가장 직접적인 이유엔 경제 문제가 크게 자리잡고 있다. 경제적 보상이 주어지면 갖가지 자유가 침해당하는 등의 불만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게 일반적이다. 
 
현지를 취재한 뉴욕타임스닛케이아시아 등에 따르면 생활이 어려워진 중국인 중산층 출신 밀입국자가 늘었다고 한다. 그들은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생활 기반이 무너졌거나 부동산 폭락 등의 후폭풍에 시달리다 탈중국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고졸·대졸 학력자가 종사할 다양한 직업군의 중국인들로서 대부분 30~40대이며 어린 자녀를 동반한 경우도 많다.
 
최근 추세의 특징은 서민중산층 즉 보통사람들이 탈중국에 가세했다는 점이다. 2017년 중국 유명 정보통신(IT) 기업 텐센트의 챗로봇 베이비Q가 중국몽이 뭐냐’는 질문에 미국 이민이라고 답한 후 이유 없이 해당 서비스는 폐쇄됐다당시 챗로봇이 체포당했다는 표현이 온라인에 떠돌았다. 중국인 관련 빅데이터에 기반한 챗로봇의 답변이기에 다수 중국인의 감춰진 속내일 수 있다.
 
작년부터 온라인에 ()’이란 단어가 대유행을 보였다. ‘촉촉할 넉넉할 윤의 중국어 발음표기(병음) ‘run’을 영어의 ‘run(도망가다)’에 등치시킨 것이다시진핑 주석 집권 3기 이후 갈수록 강화되는 권위주의적 사회 통제제로코로나 해제 이후에도 계속되는 경제난 등에서 벗어나고자 중국 탈출자들이 줄을 잇는다.
 
정치·외교 문제화된 불법이민 문제
 
이 문제는 11월 대선이 다가올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민주당에선 밀입국자들을 불법체류 아닌 미등록자로 대우하려 한다. 자연히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에 목표를 이루려는 사람들로 밀입국 행렬이 더욱 증가될 듯하다. 60년 만에 중국은 사망자보다 출생자가 적어 인구 감소마저 우려되는 가운데 대량 합법불법 이민이 장기적으로 중국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문가들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작년 11월 미 외교관계협회 선임연구원 이안 존슨은 NBC정치적 상황을 예전보다 훨씬 위험하게 느끼는 중산층들이 미국으로 오고 있다면서 “무슨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중국에서 빠져 나오려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탈중국 희망자들이 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길에 필요한 짐’ ‘어디서 가이드를 찾나’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 ‘각국 경찰에 적절한 뇌물 금액등 질문들을 주고받으며 정보를 교환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방어 거점인 괌과 사이판도 미국 입국 루트로 부상했다. 특히 미국령인 괌에선 망명 신청이 가능해서 중국인 밀입국이 크게 늘었다. 최근 괌 지역구 대표인 제임스 모일란 연방 하원의원이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괌 해안으로 밀려드는 중국인 밀입국자 중 잠재적 첩보원이 존재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부유층 탈중국은 오래된 이야기 
 
부유층의 탈중국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영국 투자이민 컨설팅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가 작년 10월 보고서에서 “2023년 한해 자산 규모 100만 달러 이상의 중국인 13500명이 조만간 이민을 떠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부유층은 미국캐나다호주 등 서방 국가로의 이민을 선호하지만 요즘엔 일본싱가포르 등도 인기다
 
일본은 500만 엔(4500만 원) 이상 투자하면 장기체류할 수 있는 경영관리자 비자가 나온다. 이 비자로 체류하다 나중에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다. 선전에 본사를 둔 중국 이민컨설팅업체 오메카그룹에 따르면 2022년 한해 총 31808건의 일본 경영관리자 비자를 획득한 절반 이상이 중국인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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