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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인간의 허기와 욕망은 자기 수태의 순간을 볼 수 없다는 데서 온다”
파스칼 키냐르 지음/ 류재화 옮김, 난다, 2만8000원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19 19:44:39
 
내가 수태되었던 밤, 나는 거기 없었다. 당신보다 앞서 있는 날을 목도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성적인 밤은 이 불능이 모든 인간에게서 꺼지지 않는 허기와 욕망을 자아낸다고 말한다.
 
파스칼 키냐르에게 회화라는 예술 장르와 에로티시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성적인 밤은 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책 초반부 디도와 아이네이아스에서 저자는 디도와 아이네이아스가 사랑을 나누는 순간 아이네이아스 앞에 횃불을 밝히고 있는 어린아이를, 그 어린아이의 언어적 불능을 상기한다.
 
이 어린아이는 차츰차츰 그리스신화 속 신과 영웅들 악테온과 다이아나’ ‘마르스와 비너스’ ‘에로스와 프시케’와 성서의 인물들 롯과 그의 딸들’ ‘노아와 그의 딸들’ ‘마리아 막달레나등으로 형상화되더니 후반부의 최후의 상’ ‘4의 밤에 이르러 죽음을 그리며 사라진다.
 
이들 그림과 동행하는 키냐르의 글은 단순히 그림의 시종 역할에 머무르는 게 아닌 그 그림이 촉발하는 또 다른 이미지를 그려 나간다.
 
키냐르는 가시적인 것 너머의 비가시적인 것 그 중심에 에로티시즘을 세워 둔다. 왜냐하면 우리를 만든 것은 우리 부모의 성교 행위인데 우리는 그때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그 장면을 결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키냐르는 가시적인 것을 만드는 회화 예술의 근원에 비가시적인 것이 있으며, 이 비가시적인 것이 화가로 하여금 그림을 그리게 추동한다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키냐르는 영감을 그림으로 표현하려는 현대의 화가와 환각을 그대로 동굴에 그리려고 했던 구석기 시대 사람들을 동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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