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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 시장에서 ‘K-라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현지 소비자 특성에 맞춘 제품과 유통 채널 입점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8일 시장조사업체 닐슨 IQ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내 한국 라면 판매액은 6억5000만 루피(약 11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약 2000만 루피(약 3억 원)에서 2년 만에 30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인도로 수출하는 국내 식품 가운데 라면은 압도적인 비중을 자랑한다. 코트라(KOTRA) 뭄바이무역관은 “인도로 수출되는 한국 식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품목은 당연히 라면”이라며 “총 수출 금액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인도로 수출되는 K-푸드 품목은 라면을 비롯해 소스류(장류)·스낵·음료·간편식품·고춧가루·떡 등이 있다.
인도는 대표적인 라면 소비 대국으로 꼽힌다. 세계 인스턴트 국수 협회(World Instant Noodles Association)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인스턴트 라면 소비량은 약 86억8000만 개로 세계 4위다. 1위 중국(450억7000만 개)·인도네시아(142억6000만 개)·베트남(84억8000만 개)이 ‘톱3’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라면 제조업체들은 인도인들의 입맛에 맞는 라면 생산을 위해 인도 현지로 진출한 상태다. 각 업체는 현지 특성을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또 대형 유통업체의 입점을 늘리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마케팅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농심은 ‘신라면 치킨’을 내세워 인구 14억 명에 달하는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인도 현지 식문화를 고려한 제품 라인업을 강화·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다. 또 젊은 현지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운영 중이다.
인도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홍보 활동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대학생 홍보단을 운영했다. 이에 농심은 올해 인도 매출 목표를 850만 달러(약118억 원)로 설정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까르보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등을 내세웠다. 1일 기준 인도 언론 타임즈 오브 인디아(Times of India)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최고의 인스턴트 라면 가운데 하나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선정했다. 2017년 11월 인도에 진출한 이후 매출은 최근 4년(2020~2023년) 동안 매년 185% 성장했다.
또 삼양식품은 5월 밀양공장이 완공 이후 해외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밀양 공장을 통해 매년 증가하는 해외 수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오뚜기는 인도에서 소비자 체험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력을 강화하고 매출 확대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인도인이 많이 이주한 중동 지역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오뚜기는 일찌감치 인도 마케팅에 공을 들여왔다. 2016년부터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소비자의 기호를 조사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펼쳐왔다. 2018년에는 식물성 재료로만 만든 ‘채식주의자용(비건) 진라면’을 현지에 출시했다. 인도는 죽은 동물을 부정하게 생각하는 힌두교의 영향으로 인구의 30%가 채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제품 개발에 반영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인구가 많고 성장 중인 국가지만, 경쟁 제품의 소비가 많아 이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며 “현지 소비자가 면 문화에 호감이 높은 만큼 적극적인 마케팅이 긍정적인 실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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