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더본코리아에 상장은 독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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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8 00:02:30

백종원 대표는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의 최고경영자(CEO)지만 방송 활동을 통해 ‘국민 셰프’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고 신뢰감 있는 이미지로 자리매김해 온 CEO다. 방송 이미지 덕에 백종원은 곧 더본코리아의 얼굴이 됐다. 그런데 승승장구할 것 같던 더본코리아가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 후 각종 논란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작년 연돈볼카츠 매출 허위·과장 논란을 시작으로 △올해 1월 ‘빽햄’ 선물세트 논란 △된장과 간장 생산 관련 농지법 위반과 원산지 허위 표시 혐의 △식품위생법 위반 △직원 블랙리스트 의혹까지 불거졌다. 백 대표는 ‘덮죽’ 제품과 ‘쫀득 고구마빵’ 제품의 허위 광고 의혹으로 입건돼 경찰 수사도 받고 있다.

최근엔 방송 관계자까지 백 대표의 방송 갑질 폭로에 나섰다. MBC 출신 김재환 PD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백씨가 지금껏 자행해 온 방송가에서의 행태를 여과 없이 폭로했다. 내용에 따르면 그는 경쟁사에 자주 등장하던 가수 김호중의 출연을 전화 한 통으로 막았다는 것이다. 또 방송사 촬영팀과 제작진에게 욕을 많이 한 것도 지적했다.

백 대표가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더본코리아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장중 더본코리아 주가는 2만6000원까지 내려 앉으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상장일(작년 11월6일) 고점이었던 6만4500원 대비 59.7%나 급락한 셈이다.

더본코리아의 브랜드 가맹점들의 매출도 크게 줄고 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삼성·현대·신한·케이비(KB)국민 등 카드업체 4곳의 더본코리아 주요 브랜드 매출액 자료에 따르면 홍콩반점과 새마을식당의 가맹점 매출은 3월을 전후로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중식업인 홍콩반점 가맹점의 월평균 매출은 2월에는 약 7452만 원이었지만 3월에는 6902만 원, 4월에는 6072만 원으로 줄었다. 2월 매출액에 비해 4월 매출액은 18.5% 감소했다. 새마을식당 역시 2월에는 9945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백 대표의 논란이 본격화된 이후인 4월에는 8190만 원으로 17.6% 급감했다. 빽다방은 3월 하루 평균 매출이 전월 대비 11.76% 늘었지만, 지난달엔 1.86%로 증가세가 급락했다.

백 대표는 각종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자 6일 사과문을 올리고 방송 촬영 중단을 선언했다. 또 더본코리아는 300억 원 규모의 가맹점 상생 지원책도 시행한다.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이번 상생 지원책에는 기존의 로열티 면제와 식자재 가격 할인 외에 △신메뉴 출시 마케팅과 멤버십 △공동 마케팅 강화 △통합 멤버십 구축 △브랜드 할인 강화 등 실질적으로 고객의 방문을 늘리는 방안이 포함됐다.

하지만 더본코리아가 여전히 ‘백종원 브랜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터라 논란은 향후 곧 기업 리스크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백 대표는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이 기회가 아닌 ‘독’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이야말로 근본적인 변화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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