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산사태가 발생한지 8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서초구청의 무원칙하고 안일한 후속대책으로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여름 우면산 산사태로 16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구는 도로와 공원 등 공공 시설물 피해가 600억원이 넘고 민간 피해는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유독 우면산 지역에 큰 폭우피해가 일어난 것은 하천을 낀 완만한 저지대에 집중적인 개발을 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피해원인에 대해 구청측은 아직도 책임을 서울시로 전가하고 있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우면산 사태에 관련된 권한은 서울시에 있으니 서울시에 문의해 확인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우면산 산사태 조사는 서울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초구 산사태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 착수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면산을 관할하는 구의 입장은 황당할 정도다.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진익철 서초구청장은 “이번 산사태를 ‘100년만의 집중호우’로 인한 천재였다”고 거듭 밝히며 책임을 회피하고자 했다.
 
또한 산림청이 정한 산사태 1급 위험지역이었다는 경고 사항을 무시한 것에 대해서도 진 청장은 “공문 하달이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산림청은 산사태 발생 15시간 전부터 서초구 담당 공무원들에게 경고 문자를 보냈었다. 구청 직원이 받은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도 구는 ‘받은 적 없다’ 혹은 ‘잘 모른다고’고 모르쇠로 일관해 비난을 받았다. 
 
구의 이 같은 면피성 발언과 책임회피로 인해 우면산 인근의 주민들은 지금까지도 구청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다. 구청은 우면산 등 산사태 발생 우려지역 내의 토지 소유주 1310명에게 ‘보수·복구 조치를 하지 않으면 구청에서 사방사업을 한 뒤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는 우면산 산사태의 발생 원인을 구가 아닌 소유주에게 책임을 떠 넘기고 있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비난을 사고 있다.
 
형촌마을 주민들 울분 토하며 볼멘 소리  
 
우면산 형촌마을 피해현장을 찾았을 때 주민들은 아직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박병관(남,60) 형촌마을 주민은 “산사태와 침수로 인한 피해보상이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피해의 경중을 떠나 보상액은 100만원으로 동일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구의 행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형촌마을에서 피해가 큰 가구는 최대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의 ‘재해구호금 지급기준’을 보면 세대주 사망자는 2000만원, 세대원 사망자는 1000만원으로 각각 보상 금액안을 마련해 지원했다. 또 세대주 부상자는 1000만원, 세대원 부상자는 500만원씩 각각 지원된다.

 

생계지원으로는 200만원, 주택침수 200만원 등 을 시에서 예산 편성해 지원했다.

 

그러나 피해가구가 늘어나면서 재산피해 산정이 어려워지자 구는 일부지역에 100만원을 일괄적으로 지불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박 씨는 “우리집도 100만원 지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보기 안타까울 정도로 피해가 큰 가정도 100만원을 받았다”며 “구의 안일한 보상체계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보상액은 시에서 예산을 마련해 구에게 전달했다. 구는 재해구호금지급기준에 따라 각 가정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일부는 보상액이 너무 적어 자비를 들여 복구에 나서고 있다. 

 

피해가정은 담을 높게 쌓기도 하는 등 산사태 이후 지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닥칠지 모르는 또 다른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서울시는 우면산 사태로 피해가 발생된 공공시설물을 비롯해 제2차 산사태를 막기 위해 약 24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피해지역은 총 4공구로 나눠 우면산 인근에 있는 △전원마을 △신동아아파트 △형촌마을 △송동마을 등이다.

 

이중 인명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제 1공구 지역(전원마을, 래미안아파트, 임광아프트)은 1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역이다. 

 

공사는 물길정비공사를 비롯해 기슭막이, 돌수로쌓기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완료된 공사도 있다. 

 

                                         공구별 공사 현장 및 추진 현황

 

 

시에 따르면 복구는 오는 5월까지 최종적으로 완료할 계획이다. 추워진 날씨로 인해 일부 지역만 복구를 하고 있으며, 이외의 공사는 지난해 12월에 중단된 공사도 있다.
 
복구공사는 40%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날씨가 풀리는 3월쯤 다시 복구공사를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주민은 복구공사를 떠나 턱없이 모자란 보상금에 여전히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김상운 형촌마을 통장은 “집에 침수사태가 일어난 곳(20~30가구)만 위주로 보상금이 100만원 지금됐다. 담이 무너지고 재산피해가 상당히 일어났는데 이런 가구는 보상금을 받지 못했다”며 “구의 보상급 지급 기준은 상식에 어긋난다. 또 지난해 추석때 일부 가정에 100만원을 더 지원했지만 역시 재산피해 규모를 떠나 침수지역이 발생된 가정에만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로도 빨리 공사가 완료되길 바란다. 유실된 도로가 적게는 3cm 많게는 5cm 이상 깊게 파여 있어 차로 이동하기 너무 불편하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겨울을 맞이해 공사도 더딘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 통장은 “아직도 하수관 공사가 안되고 있다. 지난해처럼 비가 또 오면 침수사태가 발생될 수 있다. 구의 조속한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마을회관에서 생활하는 한 주민은 “죽지못해 살고 있다. 산사태로 인해 아직도 집이 복구가 안돼 마을회관에서 3가정이 생활하고 있다”며 “겨울이라 동파사고도 걱정되지만 하루 빨리 복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강연호씨(남, 59)는 “이미 피해보상은 완전 끝난 상황에 남은 것은 복구작업이다”며 “철저한 복구로 앞으로 더 이상 피해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