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량 효과 두고… 릴리·노보 주도권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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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마운자로 23kg 빠질 때 위고비는 15kg 감량
노보 노디스크 “이 결과로 단순 비교 어려워”반박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13 12:28:30

▲ 왼쪽부터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릴리 ‘마운자로’. 각사 홈페이지 캡처

비만 치료제 시장을 선도하는 릴리와 노보노디스크가 자사의 대표 약물 간 체중 감량 효과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릴리는 마운자로가 경쟁 약물 위고비 대비 체중감량 효과에서 우월성을 입증했다고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위고비 개발사인 노도 노디스크는 “임상 설계자체가 동등하지 않다”며 반박에 나섰다.

앞서 한국릴리는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와 위고비로 널리 알려진 ‘세마글루티드’ 성분 약물의 효과·안전성을 비교 평가한 3b상 임상시험(SURMOUNT-5)의 상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성인 비만이거나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당뇨병은 제외)이 있는 과체중 황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 결과 마운자로는 투여 72주차 시점에서 1차 평가지표 및 주요 2차 평가지표(5가지)를 모두 충족하며 세마글루티드 대비 우월성을 나타냈다고 릴리는 설명했다.

1차 평가지표의 경우 마운자로(10mg 또는 15mg)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20.2%로 세마글루티드(1.7mg 또는 2.4mg) 투여군의 13.7% 대비 약 47% 더 높은 감소 효과를 보였다. 체중 감소량 기준으로도 마운자로는 평균 22.8kg 세마글루티드는 15.0kg으로 체중이 줄었다.

2차 평가지표에서도 마운자로 투여군의 15% 이상 체중 감소 달성률은 64.6%지만 세마글루티드 투여군은 40.1%로 나타났다. 마운자로 투여군의 허리둘레 수치는 평균 18.4㎝ 감소해 세마글루티드 투여군의 평균인 13.0㎝ 감소보다 높았다.

릴리 관계자는 “모든 주요 지표에서 마운자로가 세마글루티드를 앞섰다”며 “의료진에게 더 강력한 비만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도 노디스크는 해당 결과에 선을 그었다. 릴리의 결과만으로는 두 약물 효능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보 노디스의 관계자는 “우선 이번 릴리 임상에서 나온 결과는 자사가 기존에 진행했던 위고비 허가 임상에서 나온 결과보다 낮은 수치다”며 “세마글루티드가 자사 주요 임상(STEP-1)에서 보인 17% 감량 성과보다 SURMOUNT-5의 수치는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임상에 쓰인 두 약물의 용량과 관련해서는 “SURMOUNT-5 임상은 승인된 세마글루티드의 유지 용량 2.4㎎과 승인된 터제파타이드의 최고 용량 15㎎을 비교했다”며 “따라서 SURMOUNT-5의 결과만 가지고 세마글루티드와 터제파타이드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단일 임상만으로 약물 간 효능을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국내 승인된 비만치료용 세마글루티드 중 최고 용량은 2.4㎎이 맞으나 개발 중인 7.2㎎ 고용량에선 더 높은 효능을 보인다고 피력한 것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릴리와 노보의 경쟁은 단순한 약효 싸움이 아니라 시장 점유율과 보험 급여 전략까지 포함된 포트폴리오 경쟁이다”며 “비만 치료제는 향후 수십조원 규모로 성장할 신시장이므로 이번 임상 결과는 중장기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비만학회 김민선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두 약물의 직접 비교에서 터제파타이드의 경쟁력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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