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2년 규제에 묶인 강남… 입주권·분양권 거래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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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이후 강남권 투자심리 급냉각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19 11:16:15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의 입주권·분양권 거래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이후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주 2년 의무 등 강화된 규제 부담이 투자 수요를 급격히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 가능성이 높은 다른 지역과 달리, 강남권은 허가·실거주 요건이 매도 자체를 가로막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된 3월24일부터 이달 18일까지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의 입주권·분양권 거래는 ‘0건’을 기록했다. 같은 해 3월 23일까지 이 지역에서 50건의 거래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하루 만에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은 셈이다.

입주권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이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를 분양권은 일반인이 청약을 통해 취득한 입주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하며 입주권·분양권 모두를 거래 허가 대상으로 지정한 뒤 상황은 달라졌다.

특히 실거주 요건이 강력한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 입주권을 매입한 사람은 새로 지어진 아파트에 실제 거주한 기간을 포함해 2년을 채워야만 매도가 가능하다. 최초 분양권은 허가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전매 시 허가가 필요하며 유주택자의 경우 6개월 내 기존 주택을 처분하거나 임대해야 한다.

이러한 요건은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사람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직전인 3월 19~23일 닷새간에만 11건의 거래가 몰린 반면 이후 강남권에서는 단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 거래가 가능한 물건도 없고 팔 수 있는 사람도 없어진 것이다.

반면 토지거래허가 대상이 아닌 지역은 다른 분위기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입주권·분양권 거래 113건 중 동대문구가 33건(29.2%)으로 가장 많았다. 성북구(16건), 마포구, 강동구 등에서는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95㎡ 입주권은 지난달 27억8000만 원에, 마포 마포자이힐스테이트 114㎡는 25억5814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입주권 보유자들이 규제 해제나 입주 이후 시점을 기다리며 거래를 유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보유자 입장에선 서둘러 매도할 유인이 크지 않다”며 “시장 유동성보다 제도적 제약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장기화할 경우 강남권의 입주권·분양권 시장은 한동안 침체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지역의 수요 쏠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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