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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소비 행태에 대한 자료나 보고서 또는 이를 이용한 기사는 예전부터 엄청나게 나왔다. 업무상 이런 자료들을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메일함에 소비와 관�천� 자료들이 몇 개씩 쌓이는 날도 있다.
참 많은 곳에서 다양한 주제의 자료가 오기 때문에 내용도 각양각색이다. 제목 짓기 쉬운 ‘요즘 젊은이들’ 또는 MZ세대나 2030세대의 소비 행태를 검색해 보면 어느 날은 오마카세나 해외 여행으로 돈을 펑펑 쓰고 어느 날은 밥 먹을 돈도 최대한 아끼는 짠 내 나는 소비를 하기도 한다.
이걸 조금 더 변형시켜 오마카세에 돈을 펑펑 쓰던 젊은이들이 요즘에는 1000원도 아까워서 최대한 아낀다는 식의 기사도 많이 봤다. 나중에 경기가 좋아지면 반대로 쓸 수도 있으니 세상에는 무한 동력이 존재할 수도 있겠다 싶다.
슬슬 오마카세는 �천慂천茸蠻測歐� 요즘에는 콘서트 보러 가는 게 마음에 안 드셨는지 누가 공연 한번 했다고 하면 가장 비싼 좌석의 가격이 꼭 언급된다. 어쨌든 한바탕 펼쳐 놓은 다음에 소상공인의 한숨 정도 써 주면 누구나 쉽게 요즘 것들을 나쁜 놈으로 만들 수 있다.
오마카세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고, 해외여행 갔던 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콘서트도 대학교 때 이후로 안 갔지만 어쨌든 2030세대의 일원으로서 심심하면 도마에 올라 인생 선배님들의 준엄한 꾸짖음을 들으려니 조금 화가 난다. 특히 요즘같이 파편화된 시대에 젊은 사람들의 소비 행태에 대한 비판이 특정 키워드에 집중되는 건 잘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오마카세도 안 먹고 해외여행도 안 가고 콘서트도 안 가고 집에만 있는 사람이라도 신발장에 값비싼 농구화가 가득 쌓여 있을 수도 있고 모바일 게임에 매달 수십만 원을 쓰고 있을 수도 있다. 여기서 언급한 것들은 수입산이거나 외국 게임사 게임인 경우가 많아서 차라리 한국에 돈을 쓰는 오마카세가 제일 나을 수도 있다. 사람들의 소비 행태가 평소에는 돈을 아끼고 자기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아낌 없이 쓰는 가치 소비로 바뀐 지는 꽤 됐다.
주로 2030세대의 소비가 주목을 받지만 40대 이상의 소비를 분석할 때도 ‘나를 위한 소비’라는 말이 나오고 내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긴 어렵지만 독특한 취미 생활에 쓰이는 비싼 물건들의 수요가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급여 수준이 높거나 자산이 많은 세대들이 평소에 밥을 조금 더 여유롭게 먹을 수는 있겠지만 아무튼 자기만족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쓰는 경향은 비슷하다. 사회 전체가 생활에 꼭 필요하거나 남들이 사는 물건을 사기보다는 자신만의 소비 형태를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내 돈을 어떻게 쓸지는 언제나 자유고 이것이 잘못됐다고 교정하려고 해도 가치 소비의 가치관이 머릿속에 자리 잡은 사람은 자기가 쓰고 싶은 대로 돈을 쓰게 된다. 지금은 물건을 사는 사람들의 행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 때가 아니라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바뀐 시대에 맞춰서 전략을 바꿀 시기다. 실제로 기업들은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맞춤형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요즘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들이 폭 넓게 컬래버(둘 이상의 브랜드가 협력해 신제품을 만드는 것) 행사를 열고 같은 기간에 세 개의 컬래버가 겹치기도 하는 게 다 파편화된 소비자들을 하나라도 데려오기 위한 몸부림이다. 소비자의 탓을 하기보다는 소비자에게 먼저 찾아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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