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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간단치 않다. 사전투표 제도를 둘러싼 불신, 일부에서 제기된 조작 의혹, 그리고 사회 전반의 정치 혐오까지. 그러나 냉소와 무관심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그런 분위기가 선거를 왜곡시키고, 조작의 여지를 키운다. 반대로 ‘투표율’이야말로 이 모든 불신과 음모론을 차단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이고 강력한 방패다.
선거 공학적으로도, 선거 통계학적으로도 분명한 진실이 하나 있다.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조작 시도의 비용과 난이도는 선형적으로, 혹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여러 국가에서 실증적으로 확인된 논리다. 예컨대 투표율이 60%에서 70%로 오를 때 필요한 조작 표의 수는 단순히 10%가 아니라 수백만 표에 이를 수 있다. 이는 실무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조작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캠프는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Too big to rig’이라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던 트럼프 측은 2024년 대선에서는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하면 부정선거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로 ‘Too big to rig’이라는 슬로건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우리는 조작할 수 없을 만큼 큰 표차로 이겨야 한다”며 지지자들에게 대규모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 우리 유권자들이 해야 할 일은 명백하다.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약 2800만 명의 유권자가 오늘 본투표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혹시 모를 사전투표 조작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고, 결과에 대한 모든 논란과 불신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법이다. 어떤 음모론도, 어떤 허위 정보도, 국민의 압도적인 참여 앞에서는 무력해진다.
한 표는 작아 보인다. 그러나 그 한 표가 모이면 나라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 선거란 결국 국민 전체가 이 나라의 주권을 잠시 위임할 대표를 고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정치에 실망했다는 말을 한다면 이는 공허한 책임 회피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 우리가 행사한 그 한 표가 바로 내일의 대한민국을 만든다.
게다가 이번 대선은 국가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때일수록 “나는 뽑을 사람 없다”며 손을 놓아선 안 된다. 누구든, 어떤 가치든, 그 선택의 무게를 온전히 지고 참여해야만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본투표를 통해 선거 결과에 대한 국민 전체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어느 쪽이 승리하든 모든 국민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라면 우리는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고, 향후 다가올 정치적 혼란도 최소화할 수 있다. 선거가 끝난 뒤 “그 결과는 국민의 뜻”이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오늘 내가 그 국민 중 하나로서 역할을 다했어야 한다.
오늘 당신의 한 표가 내일의 대한민국을 만든다. ‘Too big to rig’이라는 전 세계적 선거 교훈을 한국이 직접 실천할 때다. 6월3일 투표소로 향하는 것이 바로 이 나라를 지키는 길이라는 걸 국민 모두 마음에 새기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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