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전쟁위기에도 코스피 3000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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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군사개입·시장 불안정성 높여
이란 대응 따라 코스피 변동성 확대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23 10:58:37

▲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개입하는 등 중동 리스크가 확산하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미국이 이란을 폭격하면서 국제유가가 폭등했지만 한국종합주가지수(KOSPI)는 3000선을 지켰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미국의 군사개입 이후 이란의 대응 양상에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아침 8시 30분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과 함께 증시상황 긴급 점검회의에서 “불공정거래에 대한 면밀한 감시와 함께 적발시 무관용으로 엄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세조종과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엄벌을 강조한 셈이다.

3년 6개월만에 3000을 회복했던 코스피는 23일 아침 3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장 초반 2971.36포인트까지 추락했던 주가는 개인투자자와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3014.47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란발 긴장감은 고조됐지만 개인투자자 반발매수가 3000선을 지켰다. 오후 들어서 개인투자자 매도가 눈에 띄었지만 외국인 매수로 인해 코스피는 3000대로 마감했다.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지만 이란의 대응 수위에 주목하면서 저가 매수를 노렸다고 풀이된다.

이란발 전쟁 위기는 해운 업체에 호재였다. 흥아해운 주가는 15.48%나 올랐고, 대한해운 주가도 3.53% 올랐다. 정부가 인공지능(AI) 정책을 강조한 덕분에 네이버 주가도 7.61%나 올랐다. 금융위는 “최근 국내 증시가 새 정부 기대감 등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면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후에도 국내 증시는 견고한 모멘텀과 양호한 수급 구조를 보였으나 22일 미국의 군사개입 이후에는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금융위 서지은 사무관은 “금융시장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어 금융위 포함 유관기관들이 비상 근무체제로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사무관은 “증시 상황을 민감하게 살피는 동시에 시장 불안정성을 틈탄 시세 조작 등의 불공정 행위 등도 점검 대상이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이란의 대응에 따라서 증권시장은 급락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를 수송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호르무즈 해협은 수심이 비교적 얕아 대형 유조선은 대부분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하므로 사실상 이란이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할 경우 전 세계의 ‘에너지 동맥’ 역할을 하는 중요한 수송로가 차단돼 세계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 투자 위축, 원자재 상승 등의 여파로 국내 증시도 크게 요동칠 확률이 높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향후 사태 진행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언제라도 급변할 수 있다”면서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이 긴밀히 협력할 것과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강조했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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