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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성소수자(LGBTQ+) 인권을 상징하는 깃발을 든 퍼레이드가 미국 주요 도시 곳곳에서 열렸다. 모두 민주당 텃밭이거나 민주당 우세 지역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소수자 권리를 포함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근절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올해 행사에선 정치적 역풍을 우려한 기업들이 후원을 급격히 줄여 주목된다. 뉴욕 행진 행사는 올해로 55회째인 미 최대 성소수자 축제다.
‘일어서라: 자부(프라이드) & 저항’ 슬로건을 내건 이날 뉴욕 행사엔 7만5000명이 행진에 참여했으며 관람객은 약 200만 명에 달했다고 행사 주최 측이 전했다. 성정체성을 떳떳이 드러낸다 해서 프라이드 행진이다. 1969년 6월 경찰이 성소수자들 근거지인 뉴욕 맨해튼의 ‘스톤월인’ 바에 들이닥쳐 이들을 체포해 간 것에 항의해 시작된 대규모 시위 ‘스톤월 항쟁’을 기념해 시작됐다. 이후 스톤월인은 성소수자 인권의 상징이 됐고 해마다 6월 말이면 미 주요 도시를 비롯해 전 세계 각지에서 성소수자들 프라이드 행진 행사가 열린다.
뉴욕·샌프란시스코(SF)·시카고·덴버·시애틀 등 미 전역 대도시 도심에서 수만 명이 프라이드 행진에 참여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작년 대선에서 압승한 이래 트럼프가 핵심 공약들을 신념에 기반해 추진 중이다. 여론이 극명하게 갈려 있긴 하지만 지지 흐름이 조금씩 강화되는 추세다. 최근 로스앤젤레스(LA) 소요 사태를 법집행 방해에 폭력을 동원한 사례로 규정해 군을 투입한 것에 대해서도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 동성애 문제 또한 그렇다.
기업 평판위험 조사업체 그래비티리서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기업의 39%가 올해 프라이드 행사에 후원의 중단 내지 감축 방안을 계획 중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후원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곳은 없었다. 프라이드 행사 후원 시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표적 혹은 불매운동 대상이 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뉴욕 프라이드의 경우 이달 초 기준 기업 후원이 20%가량 줄었으며 SF 프라이드 역시 컴캐스트·안호이저부시 등 5개 주요 후원 기업을 잃었다고 AP통신에서 주최 측 말을 빌어 전했다.
동성애 문제는 기독교 특히 개신교 전통이 강한 나라일수록 격렬한 논란을 일으킨다.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26일자 워싱턴포스트(WP)는 갤럽·퓨리서치, 성소수자 공공정책 연구기관인 윌리엄스연구소 보고서 등을 인용해 2014년 39만 쌍이던 동성부부가 현재 82만∼93만 쌍이라고 보도했다.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미 연방대법원 2015년 6월 판결 이후 10년간 동성결혼이 두배 증가한 결과다. 미 30여개 주에서 동성혼을 금지하지만 2015년 연방대법원이 주 차원의 금지를 위헌으로 판단한 후 현 상황에 이르렀다. 사실상 헌법적 권리로 인정한 셈이다.
동성애자도 행복할 권리가 있으나 법제화를 통해 주류로 편입시키면 새로운 차원이 열린다는 점에서 문명의 지속성을 우려한 목소리가 있다. 동성애란 조장될 수 있으며 그게 장차 생명의 탄생 자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과장·억지가 아니다. 현 연방대법원은 6:3 보수 우위이며 새뮤얼 얼리토·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이 2015년 결정을 재검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아이다호·미시간 등 9개 주 하원에서도 이 판결을 뒤집어야 한다는 결의안을 제출한 상태인데 현지가 공화당·민주당 어느 쪽 강세 지역인가에 따라 진척 상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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