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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은 일본 대지진설로 떠들썩하다. 지진은 이른바 싸움·물·불 3대 구경거리에 못지 않은 테마다. 남이 겪는 불행을 구경한다는 전제가 공통점인데 대지진은 엄청난 재앙이기 때문이다. 고약한 인간의 속성이다.
게다가 고승 탄허 스님께서 일본 열도 1/3이 침몰한다는 예언도 했으니 더 솔깃하다. 그런데 일본 대지진설은 하나의 테마같지만 실은 네 갈래 얘기다.
첫째, 일본 정부의 지질 조사위원회가 30년 내에 난카이 해곡에서 진도 8~9의 대지진이 일어날 확률을 70~80%에서 80%로 상향 조정한다고 올해 초 공식 발표했다. 과학적 근거가 있는 발표다.
두 번째는 일본 한 만화가가 예지몽으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다고 해서 맞혔는데 최근에 다시 2025년 7월 일본 남부, 필리핀 북쪽 해상에서 땅이 치솟아 오르고 해일의 규모가 후쿠시마 동일본대지진 당시의 3배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만화가는 아홉 살 때 창조주를 몸소 경험했고 스스로를 천사라고 밝힌 사람이다. 7월 대지진 예언이 곧이들리는가.
세 번째는 이른바 ‘도카라 법칙’으로 일본 규슈 남쪽 끝 도카라 열도에서 최근 6월21일~30일 683차례의 진도 1이상 지진이 발생했는데 여기서 수십 차례 지진이 발생하면 대지진이 찾아온다는 속설이다. 하지만 도카라와 난카이 지역은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그렇게 약한 지진은 대지진과는 상관없다고 한다.
네 번째는 소위 심해어로 분류되는 돗돔이 부산에서 5마리나 계속 잡힌 것은 이례적으로 대지진의 전조라는 설이다. 돗돔과 대지진 간 인과관계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일본 정부의 발표, 속설, 신비주의자의 예언 등이 오버랩되면서 일본 대지진설은 현실화되었고, 사람들은 일본을 기피한다. 김포-후쿠오카 항공편의 가격이 40만 원에서 9만 원이 됐다. 홍콩·대만인들은 만화가의 예지몽을 믿는다는데 진앙지가 자기네 앞바다이니 오히려 일본으로 피신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우리 언론이 본격적으로 다뤘어야 하는 것은 일본 대지진 발생에 대비한 방책이다. 왜냐하면 지난 3월 미얀마 지진에서 발생한 저주파 에너지가 멀리 태국 방콕의 고층 건물까지 반응하게 만들어 흔들렸고 무너졌기 때문이다. 난카이로부터 부산은 80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해운대 등지에 얼마나 많은 고층 빌딩이 들어서 있는가. 언론은 일본 대지진설이라는 막연한 얘기는 온갖 속설까지 동원해 가며 ‘지진이여 어서 오라’ 고사 지내듯 써 재낀다.
반면 비무장지대(DMZ) 북방 45km 지점에 있는 황해북도 평산의 우라늄 정련 공장 침전지 폐수가 예성강을 통해 서해로 흘러 들어가고 현지 북한 주민이 원인 모를 귀신병으로 죽어 간다는 보도가 나왔는데도 최근 보도는 ‘정상’ ‘이상없다’가 주류다.
2019년 8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강화도 인근 6개 지점의 해수를 채취해 분석했으나 특이 사항은 없었다는 6년 전 자료를 근거로 말이다. 답답한 시민들이 6월29일 강화도 석모도 민머루 해수욕장에서 방사능을 체크했더니 자연 상태 0.1~0.3 마이크로 시버트를 대폭 상회하는 수치인 0.92가 나왔다고 한다.
과거 북한 핵 세미나에서 미국의 한 한반도 전문가가 “북한 독재정권은 굶주리는 주민들에게 옐로우케이크(우라늄 광석을 정련한 노란 가루로, 핵무기 원료)나 먹이라”고 냉소적으로 비난하던 말이 생각난다. 김정은이 옐로우케이크를 만들다 예성강으로 흘려보낸 방사능 오폐수에 서울 메트로폴리탄 주민 2600만 명이 노출됐다? 이건 심각해도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북한은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간첩에게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하여 “반일 여론을 부추겨 일본을 극도로 자극하라” “핵 테러 행위로 일본을 단죄할 정보를 유포하라”는 지령을 내렸는데 이번에는 어떤 지령을 내릴 건지 모르겠다.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들의 보도 침묵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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