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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가 솅겐 조약 원칙상 출입이 자유로운 국경에 검문을 도입해 단속하기로 했다. 독일 정부가 폴란드 국경을 통제하며 자국으로 넘어오는 난민을 되돌려보내자 폴란드 내 불만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 TVP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7일부터 독일·리투아니아와 국경에 임시 통제조치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3월 이미 독일에 경고했으며 (독일) 새 총리와 여러 차례 논의했다. 독일 측 일방적 통제 이후 우리 폴란드의 인내심이 바닥났다”는 것이다.
기독민주당(CDU) 주도의 독일 연립정부가 5월 출범한 이래 임신부·어린이 등을 제외한 난민 입국자를 국경에서 돌려보내고 있다. 유럽 난민협정인 더블린 조약에 의거해 해당 난민이 처음 입국한 나라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인데, 2022년 2월24일 아래 우크라이나가 난민을 대량 발생시키면서 이들의 최초 통과 국가인 인접국 폴란드에게 모든 부담이 전가된 셈이다. 2015년 앙겔라 메르켈 당시 총리 시절 시리아 내전으로 난민이 밀려들었을 때 독일은 고심 끝에 최초 입국한 나라가 어디냐와 무관하게 난민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으나 최근 달라졌다.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진 것이다.
독일 베를린 행정법원은 지난달 2일 망명 절차를 어느 나라가 맡을지 결정하기 전엔 난민을 추방해선 안 된다며 정부 조치가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메르츠정부는 개별 사례에 한정된 판단임을 내세워 국경에서 적발된 이민자를 계속 추방해 왔다. 2월 조기 총선을 거쳐 5월 출범한 메르츠정부가 난민 규제를 강화하며 임신부·미성년자 제외 불법 이민자들을 국경에서 즉시 돌려보내는 조치를 단행했다. 법원의 판시에도 불구하고 지속될 전망이다. 결국 독일 국경에서 난민들이 떠밀려 나오는 사례가 늘자 폴란드에선 독일·리투아니아 국경에 7일부터 임시 검문소를 설치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독일이 난민을 밀어내자 폴란드와 네덜란드에선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국경 검문에 나서기도 했다. 폴란드 자국우선주의 정당인 야당 법과정의당(PiS)의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대표는 “국가가 책임을 저버려 혼돈과 무법 상황이 날로 심해진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난민 강경책을 내걸고 집권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역시 불법이민 저지에 주변국들과 의견을 같이한다는 입장을 기회 있을 때마다 표명한다. 이날 베를린을 방문한 뤽 프리덴 룩셈부르크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선 현재 도입한 국경통제가 일시적이라면서도 “유럽 외부 국경이 충분히 보호되지 않기에 (유럽 내부) 국경에서 검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프리덴 총리는 불법이민 불허 원칙을 지키겠지만 유럽 내부 국경이 경제협력을 방해해선 안 된다며 양국 경찰이 공조해 국경통제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66만 명의 소국 룩셈부르크로선 아직 이 문제에 절박하지 않으며, 독일 남서부 라인란트팔츠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독일~룩셈부르크 출퇴근 직장인이 5만5000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국경 문제를 둘러싼 솅겐 협약 회원국들 간 책임과 조율의 어려움이 한계에 봉착한 모습이다.
독일의 ‘난민 되돌려보내기’ 조치에 폴란드가 상호주의로 맞선 가운데 EU 내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오스트리아 등 11개 회원국 또한 내부 국경 통제 조치를 취하거나 계획 중이다. 불가리아와 그리스는 ‘이민자 헌터’를 자처한 민간인 자경단이 불법입국자들을 체포·감시하며 정부 개입을 촉구하기 시작했다. 핀란드에선 2015년 설립된 민간 자경단 ‘오딘의 군대’가 나섰다. 사회 지도층이나 엘리트들이 난민문제에 이상적인 주장을 하는 편이지만, 대량 이민자로 인해 삶의 궁지에 내몰린 납세자들은 대부분 서민·중산층인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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