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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이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선 걸까.
수개월 동안 이어진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며 매매가격이 끝내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6.27 대책 이후 대출 규제와 이상거래 단속 강화가 시장의 매수심리를 위축시키며 강력한 조정 국면을 만들고 있다. 정부는 고삐를 더 죄고 있다. 부동산에 몰린 유동성을 생산적 자본시장으로 돌리겠다는 기조를 밝히며 정책 강도를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7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하락했다. 직전 주 0.54%의 급등세를 보였던 것과는 뚜렷한 대비를 이루며 시장 전환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부동산R114는 이번 가격 하락이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정부 정책의 유동성 억제 효과가 현실화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의 약 74%가 6.27 대책의 직접 영향권에 있으며 25개 자치구 중 18개 구에서 대출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와 함께 매매수급지수 등 매수자와 매도자의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의 매매수급지수는 108.8로 전주 대비 2.4p 하락했으며 서울 전체 기준도 103.7로 0.5p 떨어졌다.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매수세가 매도세보다 강한 상태, 100 미만이면 매도세가 매수세보다 강한 상태를 의미한다.
KB부동산이 발표한 매수우위지수는 서울 전체에서 76.4로 급락했는데 이는 전주 대비 무려 22.9p 낮아진 수치다. 강남 11개 구는 82.3, 강북 14개 구는 69.7을 기록해 전반적인 매수세 위축이 뚜렷해졌다.
정부는 단순한 수요 억제에 그치지 않고 부동산에 집중된 자금을 생산적 경제 분야로 유도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관계부처 및 금융기관과 함께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사용 단속을 강화하고 불법 적발 시 대출 회수와 신규 대출 제한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국세청도 고가주택 자금 출처 조사를 통해 편법 증여나 탈세 사례에 대해 정밀 세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실거래 분석을 통해 허위 계약이나 자금출처 위반 사례를 포착해 수사기관과 공조하고 있다. 위법행위 적발 시 과태료 부과와 형사 조치까지 받게 된다.
정부는 이러한 고강도 규제를 중장기 시장 체질 개선으로 설명하며 추가 규제도 예고했다.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향, 전세대출 DSR 확대 적용, 은행권 대출 위험가중치 조정 등이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6.27 대책은 맛보기에 불과하다며 추가 대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정책 실행의 전조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 정부 대응이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전개되고 있어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이란 인식이 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집값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만큼 향후 몇 주간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한다.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압력, 정책 신뢰 회복, 유동성 흐름의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은 전환점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원하는 것은 집값 억제에 그치지 않는다. 돈의 방향을 바꾸겠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진단했다.
서울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지금 부동산 시장은 단순한 가격 조정 국면이 아닌 정책 전환기에 들어섰다. 유동성을 생산적 경제 기반으로 재배치하려는 정부의 정책 목표가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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