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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상호관세 대상국으로 지정한 것은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 적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의 관세와 비관세 장벽, 정책과 무역장벽이 초래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무역 적자”를 직접 언급하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번 관세 위협이 더욱 심각한 것은 품목별 관세와 별개로 모든 한국산 제품에 적용되며, 한국이 환적을 통해 관세를 회피하거나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25%에 추가로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다는 점이다.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7월9일로 예정됐던 상호관세 부과 시점을 8월1일로 연기했다. 이는 미국 경제에도 부담이 될 상호관세를 당장 강행하기보다는 협상을 통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존 상호관세율에서 1%도 낮추지 못한 것은 향후 협상에서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한·미 제조업 협력, 첨단산업 투자 확대 등 미국이 중시하는 분야에서 한국의 역할과 파트너십을 부각해 ‘윈윈’ 논리를 강조하는 협상 전략을 펼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는 양국 관계에 따라 상향 또는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시장 개방 확대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 완화 등 실질적 양보 카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중·장기적인 전략도 필요하다. 특히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수출 다변화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사우스·유럽·아세안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확대와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강화가 시급하다. 자동차·철강 등 관세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별로 피해 최소화 방안과 긴급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법적·제도적 리스크에 대한 준법(compliance·컴플라이언스) 체계도 정비해야 한다.
무역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국 간 신뢰 기반이다. 미국이 보복 관세 가능성을 경고한 만큼, 맞대응이나 감정적 대응은 자제하고 실용적이고 신뢰에 기반한 외교 메시지를 유지해야 한다. 무역장벽 완화, 시장개방 등 구체적 조치와 함께 미국 내 투자 확대 등 상호 이익을 강조하는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서 정부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를 신중히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 후보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의 노동운동가로 노동계에서는 환영받고 있지만, 강경한 노동운동 경력과 대미 견제 성향, 반시장적 이미지 등으로 보수·경제계뿐만 아니라 일부 외신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반미 이미지가 강한 인사가 장관에 기용될 경우 한·미 간 신뢰 저하와 무역협상에서 미국 측의 오해 및 경계심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노조 정서는 이미 잘 드러나 있다. 미국 인사관리처가 최근 연방공무원들의 노조 활동 명단과 현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하고, 노조 활동 시간을 대폭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이를 말해 준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을 장관에 기용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적절하지 않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성공시키려면 무엇보다 신뢰 관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는 외교·통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인사로 교체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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