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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서촌의 에이치플럭스(H-flux) 갤러리(대표 허은미)는 9일부터 8월16일까지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고태화 작가의 개인전 ‘Good Luck, Babe’를 연다.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15년 만에 개최하는 고태하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으로 기억과 감각·상상이 교차하는 판화 설치 작업을 통해 내면의 정원을 과감하게 시각화한다.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판화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미국으로 이주해 메릴랜드대학교에서 판화와 조각을 전공했다.
그는 한지나 얇고 투명한 종이질의 부직포 펠런(Pellon) 위에 판화를 찍은 후 반복적으로 찍어낸 여러 장의 판화를 자르고 접고 겹치는 과정을 통해 입체로 된 페이퍼 조각을 만든다.
그리고 일상에서 수집한 오브제들과 조합해 전시장 공간 안에 마치 꿈의 정원을 조성하듯 유기적으로 배치한다.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일상과 여행에서 마주치는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식물들을 통해 자연이 가진 유기적 흐름과 인간이 만든 인공 구조 사이의 긴장, 그리고 삶의 경험 속에 축적된 기억과 현재의 감각이 만나는 지점들을 시각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딸을 위해 네잎클로버를 찾다가 실패하고 대신 손으로 만들어주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의 작업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의 형상을 닮아있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자연은 아니다.
작가의 기억 속에 저장된 자연의 이미지들이 슴슴하게 감각적으로 재배치되고 재구성된 내면의 생태정원이다.
이는 단순히 판타지한 공간이 아니라 딸에게 행복을 바라는 간절한 소망과 감정이 살아 숨 쉬는 상상의 공간이자 새로운 현실과 감각을 생성하는 공간이다.
작가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매릴랜드로 이주한 이후 낯선 환경에서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면서 만난 꽃과 나무들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리고 아버지가 수집했던 동양의 산수화를 보며 동화같은 이야기를 지어내곤 했던 어릴 적 기억도 스며있다. 여기에 어린 시절 즐겨 보았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향이 반영돼 몽환적이고 초감각적인 설치 작업으로 재탄생됐다.
특히 작가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와 ‘사탕’ 같은 색감은 현실보다 더 달콤한 환상 속으로 관람객을 데려간다. 이렇게 완성된 설치 작업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작가의 내면 풍경이자 환타지한 종이정원이다.
작가는 “뒤뜰에 꽃이 피는 일상적 순간이 우리 삶에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하곤 한다”고 말한다.
판타지가 단순히 허구의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환상적 이미지 그 너머의 감정과 기억,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장소가 되듯 작가의 종이정원은 현실과 비현실, 자연과 인공, 그리고 친숙함과 낯섬이 공존하는 아주 독특한 공간이며 유려한 추억이다. 여기서 우리는 경계의 모호함을 경험하고 본질을 성찰하게 된다.
고 작가는 2007년부터 뉴욕과 워싱턴 D.C.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Art Mora(NJ), Target Gallery(VA), NARS Foundation(NY), AHL Foundation(NY), 한국문화원(Korean Cultural Center, DC), Gallery Aferro, Children’s Museum of Manhattan 등에서 열린 다수의 개인전 및 단체전에 참여해 성가를 드높여 왔다.
2017년에는 T & W 재단과 뉴욕의 알재단 (AHL Foundation)이 공동으로 주관한 제14회 현대미술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또 New Jersey Individual Artist Fellowship, Museum of Arts and Design, Lower East Side Printshop, Elizabeth Foundation for the Arts, NARS Foundation International Residency 등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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