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인, 南美서 급성장… 사실상 韓中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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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패스트패션 절대강자에 의류업 80~90% 한인사회 초비상
모바일 앱 중심 해외직구 vs 도소매·제작·리폼업 중심 생태계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14 17:17:47

‘해외 직구’ 위주의 중국 저가 전자상거래사이트 쉬인(Shein)이 중남미에서 급성장 중인 가운데 지난 수십년 이 지역 의류업계를 지배해 온 한인 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1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주요 매체들은 일부 기술 제품이나 패션에 특화된 소수 소비자에 한정됐던 해외직구가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시장개방 정책, 환율 우위, 관세 인하, 세금 부담 완화 및 디지털화로 인한 소비습관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작년 말부터 폭증했으며 쉬인·테무 등 중국 플랫폼 이용이 두드러진다고 보도했다.

앞서 작년 아르헨티나·브라질·멕시코 등지의 교민 매체 및 상공회의소들 역시 일제히 쉬인의 위세에 놀라워했다. 다만 “위기이자 전환점”으로 짚으며 디지털 전환, 로컬 브랜드화, 젊은 소비층 겨냥한 대응 전략을 촉구했다. 쉬인이 미처 대응 못한 종교복, 전통 디자인, 사이즈 맞춤 분야 집중, 왓츠앱·인스타그램 등 SNS 중심 마케팅. 자영업자들의 연합 브랜드 설립, ‘당일 생산-배송’ 등을 통한 차별화도 거론됐다.

그러나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인 것같다. 도소매·제작·리폼업 중심의 현 생태계가 그대로인데 너무나 거친 파도를 만난 셈이다. 쉬인의 중남미 상륙이란 디지털 유통, 초저가, 글로벌 자본이 결합된 압도적 진입이며 현지 한인 의류업계엔 사활이 걸린 문제다. 교포 약 80%가 의류 관련 산업에 종사 중인 것으로 외교부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자료에서 확인된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이 수치가 90% 이상이었다. 2·3세들이 전문직 등 다양한 직종에 진출하면서 줄어들었지만 한인 의류업의 위상은 여전해 보였다.

2010년대 이후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 등 K팝 아이돌 그룹이 중남미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 K뷰티·K패션 관심까지 동반 상승했으며 넷플릭스 등을 통한 K드라마 소비 증가가 중남미 도시 청년층에서 ‘패션 스타일로서의 한국 이미지’가 자리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이 모든 게 중국발 글로벌 패스트패션 공세 앞에 흔들리고 있다. 부족한 브랜드력으로 쉬인의 속도와 가격경쟁력을 당해내기 힘들다. 일부 한인 2세들이 한류 기반의 소형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주요 상권에 ‘K스타일 특별섹션’을 운영해 주목 받기도 했지만 산업구조 전체에 영향을 줄 만큼 확산되진 못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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