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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 조류다. 중앙과 지방이 상생하는 지름길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일방적 관계가 아닌 협치를 통한 미래지향적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 코로나19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중앙집권체제의 허점을 실감했던 터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행 헌법은 중앙정부의 역할과 권한을 과도하게 규정해 중앙정부 비대화를 초래해 지자체를 중앙정부의 하급 기관화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선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게 시급하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의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1990년대에 60%대를 유지하던 전국 평균 순계 규모의 재정자립도가 지속적으로 떨어져 2025년도 상반기 기준 48.6%에 이르렀다. 2016년 52.5%에 달했던 지방 재정자립도는 2020년 50.4%로 낮아지더니 급기야 40%대로 떨어진 것이다.
행정 단계별 재정자립도를 살펴보면 특별시·광역시 56.7%, 도 36.6%, 시 31.6%, 군 17.7%, 자치구 27.4%로 지자체 간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또한 재정자립도가 낮아 지방세 수입으로 기본적인 인건비조차 지급하기 어려운 지자체가 광역·기초 지자체 243곳 중 무려 104곳으로 집계됐다. 인건비 미해결 지자체는 시가 16곳, 군이 68곳이다.
지방자치를 꽃피우기 위해선 중앙정부와 국회의 역할이 뒷받침돼야 한다. 헌법에 지방정부의 과세권을 넣어 주고 지방의 조세 책정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 지방 재정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확보되고, 이를 통해 지역마다 자율성을 지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특색 있고 실질적인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생기게 된다.
이 같은 현실에서 이재명정부가 점진적으로 총 조세 중 지방세 비중을 현행 25%에서 40%로, 지방재정교부세율은 현행 19.24%에서 22%까지 올리기로 했다고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긍정 평가된다. 국정기획위원회와 기획재정부는 지방세 비중과 지방교부세율을 모두 올리는 세제 개편을 준비 중이라고 하니, 지방자치제도 시행 30년 만에 큰 획을 긋는 쾌거다.
국세와 지방세의 경우 지난해 기준 각각 337조 원, 114조 원으로 총 조세 중 차지하는 비중은 75 대 25다. 지자체에 직접 납부하는 지방세 비중을 점차 늘려 60 대 40을 달성하겠다는 게 정부 목표이다. 이 같은 비율은 야당인 국민의힘도 지난 대선 기간 제시한 바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6 대 4로 맞추는 것을 우선 과제로 내세웠고, 김문수 대선후보도 국세·지방세 비율을 6 대 4까지 점진적으로 상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방정부의 재정 능력 향상에 여야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차제에 국고보조금제도의 개선 또한 요청된다. 국고보조율 개편, 국고보조사업의 평가 강화, 포괄보조금제도로의 확대, 국고보조금의 축소 및 궁극적 폐지 등을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 특히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재정지원 방식으로의 전환과 함께 지자체의 재정운용 투명성 강화 방안도 병행돼야 한다.
그동안 지방재정제도의 개혁이 중범위 수준에서 꾸준히 다뤄져 왔다. 또한, 제도의 완비성 면에서 상당 부분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열악한 재정을 해결하기엔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과감한 업무 이양과 정책 개발에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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