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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정치 브로커’로 지목된 명태균 씨를 이틀 연속 소환 조사하며 공천 개입 및 여론조사 조작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2년 보궐선거 공천에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와, 명 씨가 무상으로 제공한 여론조사와의 대가 관계를 추궁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명태균 씨는 전 날 오전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모습을 드러냈다.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그는 조사에 앞서 “내가 왜 기소돼야 하는지 특검에 물어보러 왔다”며 “내가 아는 것을 전부 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내 스마트폰을 포렌식할 기회를 언론사에 주겠다”며 황금색 휴대전화를 흔드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른바 ‘황금폰’에는 김건희 여사 음성 파일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런 녹음이 있었으면 진작 검찰이 발표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특검팀은 명 씨를 상대로 13시간 넘게 고강도 조사를 벌였고, 이어 1일에도 추가 조사를 위해 다시 출석을 요구했다. 특검은 “조사할 내용이 너무 많아 이틀간 나눠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명 씨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수십 차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통화 녹취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명 씨에게 직접 언급하며 “상현이한테 한 번 더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이 ‘상현이’는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이다.
명 씨는 이와 관련해 “김영선 공천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윤상현 공관위원장”이라며, “그분이 진실을 가장 잘 알 것”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윤 의원이 권성동·윤한홍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와 통화 내용을 나에게 직접 보여주고 들려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공천 관련 전화를 받은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특검은 윤 의원 진술과 명 씨의 주장을 교차 검증하며, 공천 개입의 실체를 좁혀가는 모양새다.
특검은 여론조사 조작 가능성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명 씨가 “윤석열을 홍준표보다 2% 앞서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통화 녹취가 공개된 바 있다. 이는 명 씨가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 내부 녹취로, 특검은 이를 제시하며 조작 여부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 씨는 2022년 재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전 의원 외에도, 김상민 전 검사에 대한 공천 청탁, 박완수 경남지사와 김진태 강원지사의 공천 과정에도 윤석열 부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연루돼 있다. 그는 “김건희 여사가 박완수 지사 전화번호를 물어본 적은 있다”고 일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모든 의혹을 사실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명 씨는 강혜경 씨가 국감장에서 주장했던 김건희 여사의 ‘오빠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라는 녹취에 대해 “황금폰에는 그 파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 녹음이 있었으면 검찰이 진작 꺼냈을 것”이라며, 자신이 압수된 스마트폰을 돌려받았고, 포렌식을 허용할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박형준 부산시장이나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관련된 뇌물성 자금 거래 의혹도 일축하며 “박 시장을 모른다. 홍 시장에게 돈을 줬다는 증거가 있다면 황금폰을 열어보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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