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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26일 휴일에 본회의를 열어 70여건의 비쟁점·민생 법안을 처리한다. 이는 쟁점 법안 필리버스터 장기화로 본회의 일정이 멈춘 이후 여야가 법안 처리 방식을 조정해 민생 법안만 우선 처리하는 방식을 적용한 첫 사례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응급환자 이송 지연 문제를 개선하는 응급의료법 개정안 △상가 임차인의 관리비 내역 공개를 의무화하는 상가임대차법 개정안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을 담은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안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회복 지원 절차를 신속화하는 소송촉진법 개정안 등이 상정된다.
이러한 법안들은 정당 간 이견이 적은 민생 관련 사안으로 분류돼 필리버스터 대상에서 제외된 비쟁점 법안들이다. 이들은 이미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의결된 상태다.
그러나 이들 비쟁점 법안 역시 필리버스터로 본회의 일정이 지연되면서 처리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 대치가 종결된 이후 본회의를 열어 민생 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요구했으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제시한 단독 일정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같은 대치 상황은 지난 13일 여야 회동에서 전환점을 맞았다. 양당은 쟁점 법안 논의는 추후로 미루고, 합의된 법안만 우선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과 국정감사 기간 중 휴일 본회의를 여는 일정 조정안이 마련됐다.
특히 휴일 본회의는 정기국회에서 드문 방식이다. 본회의 일정이 필리버스터로 중단되면서 쟁점 법안과 함께 비쟁점 법안까지 모두 표결이 지연되는 상황이 이어졌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양당이 별도 일정을 마련했다.
이처럼 이번 본회의는 정치적 충돌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법안 처리 방식을 분리한 첫 사례다. 쟁점 법안은 필리버스터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아 본회의 일정이 계속 지연됐고 이에 따라 비쟁점 법안만을 별도로 처리하는 방식이 선택됐다. 여야는 정치 현안과 별개로 민생 법안을 처리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필리버스터는 최근 본회의 일정 지연의 핵심 변수였다. 여야는 쟁점 법안을 둘러싸고 필리버스터를 가동했고 그 결과 비쟁점 법안까지 함께 표결이 이뤄지지 못했다. 일정 지연이 장기화하면서 민생 입법 처리가 반복적으로 미뤄졌고 이번 휴일 본회의는 이를 우회하기 위한 대응 조치로 추진됐다.
아울러 이날 본회의에서는 법안 처리 외에도 정치 일정이 함께 진행된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국정조사 요구서가 보고된다. 이 사안은 향후 여야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 정수를 16명에서 22명으로 확대하는 상임위원회 정수 조정 규칙안도 이날 표결에 부쳐진다. 이 조정안은 내년도 정부 조직 개편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따라서 이번 본회의는 국회 운영 방식 변화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비쟁점 법안을 쟁점 법안과 분리해 처리하는 방식이 정례화될 경우 필리버스터가 전체 입법을 지연시키는 구조에 일정한 제약이 생길 수 있다.
국회는 휴일 본회의에서 비쟁점 법안 처리 절차를 마무리한 뒤 쟁점 법안 논의 일정을 다시 조율할 예정이다. 정치적 대치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비쟁점 법안만을 분리해 처리한 전례가 생기면서 향후 입법 일정 조정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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