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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황금이가 학교를 못 가요. 당신들이 쓴 가짜뉴스 때문에…”
서울시장과 대통령을 만든 킹메이커 명태균 씨가 분노를 토했다. 기자들의 가짜뉴스로 자녀가 학교에 가지 못한다는 그의 외침은 한 가정의 비극을 넘어 이 사회의 거짓된 권력 구조를 까발린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거짓 보도 한 줄도 사람의 삶을 짓밟을 수 있는데 하물며 ‘조작수사’와 ‘엉터리 판결’로 인생에 빨간줄이 그어진 인생들은 오죽하겠는가.
이재명 정부의 명운이 걸린 개혁 신호탄이 터졌다. 조작과 은폐, 외압으로 사회를 농락해온 사정기관들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다. 문제는 대통령의 결단과 의지다. 그는 과연 말한 대로 진실을 덮은 권력을 단죄할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공명정대해야 할 사정기관 공직자들이 불법을 덮거나 없는 사건을 조작해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질타했다. 경찰과 검찰, 법원 등의 외압 의혹, 은폐 수사 그리고 내부 감찰의 ‘셀프 무혐의’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대통령이 “법과 원칙에 따라 단죄하겠다”고 공언한 이상 더는 불의가 묻혀서는 안 된다.
법무부는 곧바로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과 ‘쿠팡 퇴직금 수사 외압 의혹’을 상설특검에 넘겼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자체 감찰만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결정을 내린 배경을 밝혔다. 대통령 지시 하루 만의 조치였다. 검찰이 더 이상 성역일 수 없다는 메시지가 전광석화처럼 쏘아 올려졌다.
그동안 검찰은 언제나 후안무치할 정도로 ‘정의의 대리인’이라 자처했지만 국민이 목격한 현실은 달랐다. 불리한 증거는 빼고 양아치 권력에 유리한 서류만 남기며 사건을 조작했다. 내부 감찰은 제 식구 감싸기로 끝났다. 피해자는 평생 낙인을 안고 살아야 했다. 조작수사는 인간의 명예를 해칠 뿐만 아니라 운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수사권 독립을 외치는 경찰도 다르지 않다. 서울청 수사부장·안보수사부장·광역수사단장이 24일 한밤에 전격 교체됐다.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된 고위 간부들이 줄줄이 자리를 옮겼다. 경찰청 인사 발표 시각은 밤 9시, 이례적인 금요일 밤 인사였다. 이는 단순한 자리 바꾸기가 아니다. 권력과 수사의 고리를 끊겠다는 경고이자 내부를 향한 자정 명령이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진정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단죄”하려면 정치적 사건보다 더 깊은 곳을 봐야 한다. 정치권의 이름이 걸린 수사들은 언제나 하이에나 같은 언론의 조명을 받는다. 하지만 그 뒤편에서 억울하게 처벌받은 소시민, 엉터리 판결을 강요당한 청년, 권력형 비리를 덮고 약자를 잡은 수사들은 기록에도 남지 않는다.
대통령이 말하는 법치의 복원이 실현되려면 바로 그 이름 없는 피해자들부터 구제해야 한다. 사정기관의 개혁은 인사 몇 줄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의 인생을 다시 일으키는 일이며 권력의 본질을 인간의 존엄 쪽으로 되돌리는 일이다.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은 그런 정의의 복원이다.
이재명 정부가 지금 맞서야 할 상대는 대한의 뿌리 깊은 전통인 ‘조작의 유산’이다. 사건을 꾸미고 증거를 숨긴 사정기관 그리고 그로 인해 파괴된 국민의 삶이 이 나라의 가장 깊은 상처다.
황금이 아버지의 울분 섞인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한다. “당신들이 쓴 가짜 뉴스 때문에…”라는 말은 이제 “당신들이 한 조작수사 때문에…”로 바뀌어야 한다. 정치인의 억울함보다 이름 없는 국민의 절규가 먼저 회복될 때 비로소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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