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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호선 대림역 인근은 이미 차이나타운이나 다름없다. 12번 출구 먹자골목(사진)은 중국인 국적자가 차린 가게가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리에는 의류판매점 ‘UNIONBAY’, ‘고려인삼’, ‘24시 편의점’ 등 총 3곳만 유일한 한국인 가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데일리
“이미 차이나타운 아닌가요?”
서울 영동포구의 대림동 먹자골목에서 만난 중국인 A(33·남)씨는 차이나타운 조성 계획에 대해 아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히려 반문했다.
시울시는 지난해 말부터 대림동 차이나타운 조성 논의를 해왔다. 그러나 원주민들의 반발로 이 계획은 좌초됐다. 비록 차이나타운이 만들어지지는 않았으나 대림동은 여전히 중국인과 조선족으로 넘쳐났다.
지하철 2호선 대림역 12번 출구 좌측에는 먹자골목이 형성됐다. 이곳의 초입부터 끝에 있는 점포들마다 중국어로 된 간판이 걸려 있었다. 대로변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대림동 거리에서는 한국어보다 중국어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마치 중국이 아닌가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중국어 일색이다. 인천 ‘차이나타운’, 연남동 ‘화교촌’이 고작이었던 중국인 대상 상권은 서울 역세권으로 확대되고 있었다.
한국에 온 지 2년 된 A씨는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있다가 최근 대림동으로 거처를 옮겼다. 현재는 인근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다. A씨는 “한국계 중국인들이 많아서 마치 중국 번화가에 온 것 같다”며 “골목에는 중국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노점상이 있고, 음식점 역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양꼬치집이 많아 친근하다”며 서툰 한국말로 전했다.
의류판매점 ‘유니온베이(UNIONBAY)’ 대표는 서성이던 기자에게 “한국인 찾으시냐?”라고 물으며 “이 거리는 우리 가게와 ‘고려인삼’, ‘24시 편의점’ 등 단 3곳만이 한국인 가게”라고 답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이곳에서 업장을 운영해 온 ‘고려인삼’ 대표는 “10여년 전부터 서서히 조선족과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점포들이 모여들더니 이제는 하나의 생활권을 이뤘다”며 “사람들은 그래도 사장은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거리 내 가게 90% 이상은 중국인 또는 조선족이 사장이다”고 설명했다.
▲ 지난 7월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2015년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국적별로는 중국국적자가 54.7%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계 중국인은 39.9%, 중국인은 14.9%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영등포구가 6만3023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구로구 5만3명, 금천구 3만897명이 뒤를 이었다. ⓒ스카이데일리
집값 저렴하고 일자리 많은 영등포, 조선족 몰려와 중국인거리 형성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영등포구 대림2·3동에 많은 조선족과 중국인이 10여년전부터 모여들었다. 이에 따라 한국 음식점은 점차 중국 음식점으로 바뀌었다.
A부동산 관계자는 “대림역에 자리를 잡은 조선족들이 이곳이 생활하기 좋다고 소문을 내면서 조선족들이 점점 모여들었다”며 “처음에는 단순 거주지였으나 중국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늘어나며 하나의 상권이 형성되자 인구가 더욱 늘었다”고 설명했다.
B부동산 관계자는 “중국인 대상 직업소개소가 많아 일자리를 구하려는 중국인이 많다”며 “대림동은 이제 중국판이라 한국인이 가게를 내면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교포들은 아파트 전세보다는 원룸 월세를 선호했다. 3~4명이 함께 집을 구하는 경우에도 아파트보다 다세대 주택을 더 찾았다. 중국 국적자 3명이 동업을 위해 점포를 알아보는 경우도 있었으며, 창업은 양꼬치집 등 외식업종이 주를 이룬다는 설명이다.
중국인 및 교포들이 늘어난 곳은 서울만이 아니다. ‘수원 로데오거리’ 역시 메인 상권 주변으로 이들의 가게가 늘어났다.
이곳에서 만난 한 상인은 “조선족이 하는 상업 활동과 부동산 투자가 활발해졌다”며 “현재는 로데오거리 주변에다 가게를 차리고 있지만 조만간 중심부에도 교포들의 인기 창업 메뉴인 ‘양꼬치집’이 들어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실상 로데오 거리는 건물주와 사장만 한국인이지 일하는 사람은 중국인 또는 동포가 대다수”라며 “인건비 때문에 동포들이 없으면 가게 운영이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 한국계 중국인을 포함한 중국 국적자들은 경제활동을 서울 및 수도권 역세권 먹자골목으로도 확대했다. 경제활동을 통해 쌓은 부로 부동산 매입에 나선 중국 국적자들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외국인 노동자는 옛날 얘기…늘어나는 큰손 중국 국적자 ‘부동산 쇼핑’
정부에서 발표하는 국내 거주 외국인 관련 통계자료를 보면 국내 거주 외국인 중 중국 국적자의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 7월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2015년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국적별로는 중국 국적자가 54.7%로 가장 많았으며, 이중 한국계 중국인이 39.9%, 순수 중국인이 14.9%를 차지했다. 이어 베트남 11.5%, 미국 4.2%, 필리핀 4.1%로 조사됐다.
서울시에 거주 중국인은 총 32만9885명으로 집계됐는데, 6만3023명이 살고 있는 영등포구가 1위를 차지했고, 구로구가 5만3명, 금천구가 3만89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이 국내로 들어오는 목적은 일자리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10월 발표한 ‘2015년 외국인 고용조사’에 따르면 2015년 5월 기준 국내 상주 15세 이상 외국인은 137만3000명 이다. 이중 취업자 수는 93만8000명이고, 약 절반에 해당하는 43만7000명은 중국 국적자였다.
▲ 행정자치부, 2015년 1월 1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중국인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들이 소유한 부동산 역시 급증했다. 최근 김기대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시 외국인 토지취득현황’에 따르면 2015년 지난 9월 30일 기준 외국인 토지 취득은 2만6724건으로 거래면적은 약 274만5000㎡, 공시지가 기준 거래가격은 10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취득자에는 미국 교포, 기타 교포 등이 포함됐다.
이중 미국의 거래건수가 1만3483건(3조7871억원)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중국이 3104건(5937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중국인의 토지거래는 전년 대비 5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자치구 중 중국인이 사들인 토지가 가장 많은 지역은 중국인 집단 거주지를 형성한 영등포구와 구로구였다. 이들이 매수한 토지면적은 각각 1818㎡(구 면적 2456만㎡), 2829㎡(구 면적 2012만㎡)다. 이외 이들은 명동이 있는 중구의 토지 1628㎡(구 면적 996만㎡)를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4년 전보다 15배 증가한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제주도의 땅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중국인 투자자들이 마포구 연남동 등 중국인 대상 상권이 형성된 곳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으로 파악했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는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가 계속 늘어날 경우 임대료가 상승해 이들이 선호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제주도처럼 가격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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