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예맥족이 살던 땅은 어디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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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헌식의 대고구리

예맥을 바라보는 다양한 견해…위치 비정에도 논쟁 뒤따라

성헌식 필진페이지 + 입력 2019-11-16 11:09:08

우리 민족국가 특히 고구리를 구성하는 주 종족을 예맥족(濊貊)이라고 한다. 예맥에 대해 예와 맥을 하나로 보는 견해와 예와 맥을 각각 따로 보는 견해가 있으며 예맥은 맥의 일종이며 예는 예맥의 약칭이라는 등 다양한 견해가 제기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사기’, ‘삼국지’, ‘후한서’ 등 중국 사서에서 예와 맥을 별개의 다른 종족으로 구별해 기록하면서도 때로는 특별한 기준도 없이 혼동되게 적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예와 맥을 하나로 보는 견해는 예맥이 조선을 구성하는 하나의 종족으로서 그 중심세력이었고 나누어 보는 견해는 요동·요서에 살던 예족이 그 서쪽에 분포해있던 맥족과 조선 말기에 서로 합쳐졌다는 것이다. 즉 사회·정치적으로는 서로 구분이 되나 종족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맥족과 예족은 서쪽에 거주했다가 점차 동쪽으로 이동해왔는데 먼저 정착해 있던 예족이 나중에 이동해온 맥족에게 밀려 남쪽으로 내려왔다가 조선에게 쫓겨나 요동군에 예속된 것이 ‘한서’ 무제기에 나오는 예군남려(濊君南閭)의 집단이며 이 예의 일부가 맥족에게 흡수돼 새로운 종족인 예맥족이 돼 고구려족이 됐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은 맥은 종족 명칭이고 예는 지역 또는 강의 명칭으로 보아 예맥은 아홉 갈래의 맥족(九貊)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대만사학자 능순성(凌純聲)도 예는 예수(濊水)지역에 거주했던 맥족이라고 주장했다. 기록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맥은 종족명을 나타내고 예는 지명으로 쓰인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맥은 구맥(九貊=九夷), 호맥(胡麥), 예맥(濊貊)과 양맥(梁貊) 등으로 쓰인 것으로 보아 종족명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고대 물길에 대해 설명한 '수경주'에 맥과 관련된 지명이 나오지 않는다. 고구리족(맥족)의 활을 맥궁(貊弓)이라 하듯이 맥은 종족명을 나타내는 것이다.

예는 동예(東濊)의 무천과 ‘한서’ 무제기에 기록된 예군남여(濊君南閭)에서 보듯이 지명일 가능성이 큰데다가 『수경주』에 예의 위치에 대한 설명이 있다. ‘후한서’ 동이전에도 예의 동서남북에 있던 지명에 대한 기록이 이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예가 지명이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단군세기’ 3세 가륵 단군조에 “무신 10년(B.C 2173년), 두지주의 예읍(濊邑)에서 반란을 일으키니 여수기에게 명해 그 추장 소시모리를 베게 했다. 이때부터 그 땅을 소시모리라고 했는데 지금은 음이 바뀌어 우수국(牛首國)이 됐다”는 기록이 있는데 여기서 반란을 일으켰던 조선 땅 예읍은 과연 어디일까.

또 37세 마믈 단군조에 “56년(B.C 591년) 경오 단제께서 남쪽을 순시하다가 기수(淇水)에 이르러 붕어하시니 태자 다물이 즉위했다”는 기록이 있다. 단군께서 기수가 흐르는 예 땅 부근에서 순시 중 돌아가셨으니 역시 조선의 강역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곳의 위치가 궁금해지는 배경이다.

‘후한서’ 권85 ‘동이열전 제75’ 기록으로 예의 대략적인 위치를 찾을 수 있다. “예는 북쪽으로 고구려(현)과 옥저에 접하고, 남쪽은 진한과 접하고, 동쪽으로 대해, 서로는 낙랑에 접한다. 예와 옥저 구려는 본시 조선의 땅이었다. (중략) 한 무제 원봉 3년(B.C108)까지 (번)조선을 없애고 낙랑, 임둔, 현토, 진번으로 나누어 4군을 설치했다. (중략) 단단대령부터 이미 동쪽 옥저와 예맥 모두 낙랑에 속했다. 이로써 그 땅이 넓고 멀어 고개 동쪽을 7현으로 나누었으며 낙랑동부도위를 설치했다”

현재 중국과 대한민국 사학계에서는 위 ‘후한서’ 에 기록된 예의 위치를 한반도 동북부 강원도 일대로 보고 있다. 예맥의 위치를 집안일대로 비정하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옳은 비정일지 의문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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