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 눌린 자영업자…대출 증가율 역대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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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전체 산업대출 24.1조 중 서비스업 대출만 22.7조 늘어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3-04 14:17:49

▲ 지난해 4분기 중 자영업자가 몰려있는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 증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점포정리에 나선 한 옷 가게. ⓒ스카이데일리

빚더미에 쌓인 자영업자들의 곡소리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4분기 중 자영업자가 몰려있는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 증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부진이 장기화된 가운데 생존을 위해 대출을 받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전체 서비스업 대출도 역대 최대치인 23조원에 육박한다.

한국은행(한은)은 ‘2019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를 통해 지난해 4분기말 기준 전체 산업대출은 전분기말 대비 24조1000억원(7.7%)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2018년 3분기(24조3000억원)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세다.

전체 산업대출 규모를 키운 건 서비스업 대출로 분석된다. 전체 산업 중 제조업은 전분기보다 1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쳐 지난 2018년 4분기(-2조2000억원) 이후 1년 만에 가장 적은 증가폭을 보였다. 반면 서비스업 대출은 석 달 새 22조7000억원이나 늘었다. 200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9.6%에 달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 1분기(11.1%) 이후 10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특히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이 큰 폭 늘었다. 6조7000억원이나 늘고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3.3%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다. 도·소매업 대출만 보더라도 14.2%의 증가율를 기록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체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226조8000억원이다. 전체 서비스업 대출의 30.6%를 차지한다.

서비스업 대출을 용도별로 보면 인건비 등 사업 운영에 들어가는 운전자금 대출은 13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중 최대폭이자 지난해 4분기(9조6000억원)보다도 증가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4분기 시설자금 대출 증가폭(9조1000억원)에 비해서도 확대된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대출은 대형 소매점 대출과 신설 법인수 증가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해당 업종에 대형 소매점, 호텔 등도 포함돼있기 때문에 꼭 자영업자 대출만 늘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대출은 1000억원 증가에 머물렀다. 지난 2016년 4분기(-9조3000억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업종별로는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 대출이 2000억원 감소하고 석유·화학·의약품·플라스틱업 대출이 5000억원 줄었다. 다만 시설투자 등에 쓰이는 제조업의 시설자금 대출은 1조2000억원 증가해 전분기(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산업별 대출은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더 큰 폭 늘어났다. 지난해 4분기 12조3000억원 늘어 전분기(12조5000억원)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8.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예금은행 대출은 11조8000억원 늘어 제2금융권 대출보다는 낮은 수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4.9%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