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수습나선 정부, 유명무실 코로나 지원책 손본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금융일반

은행권 업무위탁 확대…중소기업 지원프로그램 추가 마련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3-10 14:46:18

▲ 금융당국이 우한코로나 피해기업에 대한 신속한 금융지원을 위해 은행에 위탁하는 업무의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사진은 금융위원회. ⓒ스카이데일리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한코로나) 피해기업에 대한 신속한 금융지원을 위해 은행에 위탁하는 업무의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함께 우한코로나 피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우한코로나와 관련한 금융지원 현장점검 결과와 금융권 업무연속성 계획 점검결과를 10일 발표했다.

금융위는 지난 3~6일 우한코로나 피해기업 금융지원 집행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정책금융·은행·비은행 3개 팀으로 나눠 총 24개 지점 현장점검에 나섰다. 이중 소상공인 대출실적이 많은 기업은행 공덕동 지점과 신용보증기금 마포지점은 4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직접 점검했다.

점검 결과 금융지원과 관련한 보완 필요사항이 일부 제기됐다. 우한코로나 피해기업의 자금신청이 지역신용보증재단(지신보) 등 보증부 대출에 집중(70~90%)되고 있지만 보증심사가 길어져 자금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출서류 접수, 작성 안내, 현장실사 등 지신보 업무 일부를 은행이 위탁받아 수행 중이나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장기적으로 업무의 전산화·효율화가 필요하다는 건의도 있었다. 이에 금융위는 관계기관과 함께 업무위탁 범위확대, 정책금융기관 퇴직인력 등 신속한 자금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은행권과 세부사항을 협의 중이다. 이번 주 중 중기부에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세훈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보증부 대출 심사와 관련해 일부 재단이 신청 접수 등 제한된 범위에서 은행에 업무 범위를 위탁하고 있다”며 “이 범위를 접수 뿐 아니라 심사로 넓히는 것을 논의 중이며 지원 인력은 단기 인원을 충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이전에 심사 기간이 통상 2주 걸렸는데 최근에는 최장 2달까지 걸리고 있다”며 “지신보가 점포수가 제한돼 있고 소규모 인원이라 최근과 같은 신청이 폭주하는 경우 감당이 어렵기 때문으로 이 부분에 대해 은행에 위탁이 되면 업무 부담은 분산화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소상공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프로그램 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기존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추경을 통해 신규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앞서 4조5000억원 규모의설비투자 붐업 프로그램과 3조원 규모의 산업구조 고도화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금융당국은 700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과 신용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예정된 규모보다 5000억원 늘린 2조2000억원을 발행해 중소·중견기업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또 금융위는 현장 점검 결과 우한코로나에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소상공인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위해 본점에서 ‘완화된 여신심사 적용 지침’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현장의 적극적 지원을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신한은행의 완화된 여신심사 지침 내용을 소개했다. 신한은행은 신용등급을 ‘3단계’ 상향조정한 수준으로 금리·한도 등을 결정하고 4월 내 만기도래 대출의 경우 일괄적으로 6개월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또 원칙적으로 지점장 전결로 지원해 심사기간을 단축했다.

이밖에 금융사들은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해 비대면 만기연장을 실시하며 창구업무는 신규지원에 집중하고 있었다. 시스템을 갖춘 일부 은행은 기업대출에 대해서도 비대면 만기연장을 시행 중이다. 보증부 대출 외에 은행자체 특별대출도 4~6등급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적극 취급하고 있다.

금융위는 “현장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유선점검 중심으로 진행하되 시급한 경우 소규모로 현장점검을 진행하겠다”며 “개선 필요사항은 일일 비상대책회의, 금융권 대응 점검회의 등을 통해 해결방안을 신속히 모색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6일까지 금융인프라 기관, 금융회사 등의 ‘업무연속성 유지를 위한 비상대응계획(BCP)’을 점검했다. 15개 금융유관기관, 약 2570개 금융회사의 비상대응계획을 점검했다. 그 결과 대체 사업장 운영, 원격접속 시스템 운영 등 비상상황 발생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는 실제 현장 적용·운영상황, 글로벌 기준과의 정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필요시 BCP 수정·보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융위는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의 ‘집단 감염’ 등 우한코로나로 대고객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재택근무로 인해 고객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 등에 대해 “적절한 균형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국내 금융권 확진자는 파악 중이나 9일 자료를 보면 금융권 점포가 60여개 폐쇄되고 확진자가 110여명 정도다”며 “여기에는 콜센터 직원 중에는 일부는 포함돼 있고 일부는 포함이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고객 서비스는 비상대응계획 업무연속 계획에 따라 대체 사업장을 운영하거나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며 “보안문제는 제기될 수 있는데 고객 서비스를 연속한다는 목표와 보안과 상충도 불가피해 적절한 선에서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