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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의 문학푸드

몸이 잘 사는 것과 마음이 잘 사는 것의 차이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에 지친 우리에게 주는 작가의 위로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03-22 15:25:33

 
▲ 이정일 인문학 칼럼니스트
박완서가 쓴 『자전거 도둑』에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몸이 잘 살게 된다는 건 누구나 비슷하게 사는 거지만 마음이 잘 살게 된다는 건 제각기 제 나름으로 살게 되는 거니까.”
 
안타깝게도 몸도 마음도 잘 살지 못하고 있는 요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집에 갇혀 있다 보니 몸이 잘 살지 못하는 것이야 바이러스 때문이겠지만 그 영향으로 마음까지 ‘잘 못’ 사는 것 같아 불안하고 억울하기 그지없을 때가 있다.
 
삶의 안위를 위협받는 전례 없는 상황을 마주한 지금, 아이러니하게도 삶에 대한 생각은 더욱 깊어진다. 집에 갇혀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이런저런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는 탓일까. 무엇이 몸을 건강하게 혹은 마음을 행복하게 해 왔는지에 대한 질문이 스치운다.
 
TV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면 산이 좋아서 시골생활이 좋아서, 자발적 고립이 좋아서 오지에 들어간 사람도 있지만 대개는 인간관계에 데인 경험이 있어서 그 아픔을 치유하러 들어간 사람이 많다. 열심히 최선을 사는 사람들이 많은 한국 땅에서 바쁘게 사는 만큼 탈도 많다는 뜻일까. 문명의 혜택이 충만한 편리한 환경은 아닐지언정 자연의 품에서 지내는 그들은 진정 마음이 잘 사는 자들일 터이다.
 
‘제각기 제 나름으로 마음이 잘 사는’ 길을 찾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다. 오래 전 친구들과 함께 지리산을 오른 적이 있다. 그때 좁은 산길을 지나가며 사람들과 인사를 했다. 산악인은 아니라서 산행을 많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다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깊고 힘든 산을 함께 찾았다는 기쁨 때문일까, 지나가며 반가운 인사를 하는 법을 나도 배웠다.
 
개도 반가운 사람을 보면 꼬리부터 흔든다. 주인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깡충깡충 뛴다. 그 작은 동작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주인에게 다가와 안기고 반기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볼 때마다 행복은 아주 작은 것 속에 우리 곁에 지천으로 널려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꽃 박람회를 가거나 벚꽃 구경을 가면 다들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바쁜 모습들이다. 무척 행복한 시간이지만 그 틈에서 꽃을 눈여겨보며 그 아름다움을 읽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 싶다. 시인들은 이런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김선우 시인은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에서 이렇게 썼다.
 
그대가 밀어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고진하의 『수탉』에는 이런 시가 나온다.
 
나무는 길을 잃은 적이 없다
허공으로 뻗어가는
잎사귀마다 빛나는 길눈을 보라
 
문학평론가 김현이 문학은 “쓸모없는 것으로 쓸모있게 하는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박완서나 두 시인들의 글과 시를 보면 김현의 표현에 크게 공감하게 된다. 꽃이 피는 모습이나 나뭇가지가 뻗어 나가는 모습은 보는 이에 따라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인은 그 모습에서 마음 벅찬 환희를 느낀다. 세상의 논리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얻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그걸 꽃이 보여주고 시가 보여준다.
 
다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서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 속 타는 마음을 진정시키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 숨을 쉴 만큼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면 몸이 잘 사는 것과 마음이 잘 사는 것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잠시 생각해보자. 한번 생각만 해보는 것으로도 어지러웠던 마음이 정리될 것이다.
  
박완서 작가는 6.25 전쟁을 겪었고 누구보다 힘든 삶을 살았다. 그래선지 작가의 글에는 세상의 논리에 연연하지 않는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이 있다. 작가는 몸이 잘 산다는 것은 편안한 것에 길들여지는 것이고 마음이 잘 산다는 것은 편안한 것으로부터 놓이거나 새로워지는 것이라 말했다. 우한코로나로 모두가 힘겨운 이즈음 작가의 말이 조금은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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