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시가 급등 국민반발 수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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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문용균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4-03 00:02:05

지난달 중순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1일 기준 공동주택 1383만가구의 공시가격안을 공개하고 소유자 열람과 의견청취 절차를 이달 8일까지 시행한다고 밝혔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시도별로 서울 공시가격 인상률이 14.75%로 가장 높았다. 2007년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다. 자치구별로는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이 많은 강남구(25.57%), 서초구(22.57%), 송파구(18.45%) 등 강남권 인상률이 높았다.

이 때문에 최근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조금이라도 내리기 위한 집단 민원 움직임이 활발하다. 주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우한코로나) 사태로 경기가 얼어붙고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집단 민원은 소유자·입주자 모임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를 한꺼번에 관할 구청이나 감정원 지부 등에 제출하는 방식이다. 실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입주자대표회의는 주민들이 연명부에 서명할 수 있는 공간을 단지 정문·후문에 마련했다. 주민들은 연명부에 동·호수·이름·전화번호 등을 기재해 이의신청에 동참하게 된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달 6일 서명이 마무리되는 대로 관할 구청인 강남구청과 한국감정원 서울지사에 이를 전달할 계획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소유주 모임인 은마아파트소유자협의회(은소협)와 대치미도, 대치쌍용1차·2차, 대치아이파크 입주자대표회의도 비슷한 방식으로 집단 민원을 준비하기로 했다. 이들은 올해 공시가격에 크게 올라 보유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것에 대한 불만이 크다.

한 주민은 “20%만 넘어도 엄청난 인상인데 30%~40%가 오른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높은 인상에 따른 세금 부담을 호소했다.

강남권과 더불어 공시가격이 18.36% 오른 양천구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포착된다. 목동신시가지7단지 입주자대표회의도 단체 이의신청을 하려고 이달 3일까지 주민 의견서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서울 자치구 내 20% 이상 인상된 단지들에서도 개별 이의신청이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이의신청은 2015년 201건에서 지난해 2만8735건으로 약 140배 이상 늘었다. 반면 반영률은 지난해 기준 6100여건에 불과하다. 업계 안팎에서 지난해 이의신청 수치를 뛰어 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우한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 이의신청을 적극 검토해 민심(民心)을 다독여야 할 것이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문용균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