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신흥국 경제위기, 현지투자·진출 주의보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경제사건

외환·재정 건전성 리스크도 확대…위험 1순위로 아르헨티나 지목

이창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5-10 13:51:13

▲현대경제연구원(현경연)은 10일 ‘코로나19로 인한 신흥국 위기 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 경제의 불안 요인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전경. ⓒ스카이데일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주요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등 경제 위기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현경연)은 10일 ‘코로나19로 인한 신흥국 위기 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 경제의 불안 요인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이후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 되면서 신흥국 주가와 환율지수가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3.0%로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 대비 6.3%p 하향 조정된 수치다. 국가그룹별로는 선진국이 -6.1%, 신흥국 -1.0% 역성장이 예상돼 세계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선진국·신흥국 동반 침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구원은 코로나 여파로 주요 신흥국의 신용부도스왑(CDS)은 대체로 연초 대비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의 신흥국 CDS가 상대적으로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다만 금융위기 직후 CDS 고점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환율에서도 중남미 지역 신흥국의 통화가치 절하율이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이후 브라질은 28.8%, 멕시코는 25.5%, 콜롬비아는 21.4%의 통화가치 하락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환보유액은 코로나 이후 터키, 헝가리, 칠레 등에서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 브라질, 러시아 등은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긴 했으나 감소율은 금융위기 때보다 작았다.

일부 신흥국은 재정 건전성 리스크도 커졌다. 아르헨티나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86.1%까지 치솟았고, 브라질도 82.5%로 높게 나타났다. 정부 부채 비율이 높은 신흥국이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더 늘릴 경우 재정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 GDP 대비 재화 및 서비스의 수출 비중을 의미하는 대외 의존도는 베트남, 체코, 폴란드, 멕시코에서 높아졌다.

현경연은 신흥국의 금융시장과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일부 국가에서 위기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코로나 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현재 위험 수준이 가장 높은 신흥국으로는 아르헨티나를 지목했다. 금융시장 측면에선 브라질과 칠레 등 중남미 지역 국가의 변동이 컸으며 이들 국가에서 단기적으로 대외 채무에 대한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봤다.

반면 향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출 시장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에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에서 경기 하방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 제고 노력을 강화하고, 취약 신흥국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리스크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며 “신흥국의 취약성을 다각도로 고려해 현지 진출 및 투자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창현 기자 c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