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총회, 美·中 코로나 팬데믹 책임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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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관련 ‘독립적인 조사’ 결의안에 116개국 동참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5-19 16:50:57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WHA 화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한 회원국(중국)이 코로나 관련 정보 투명성 의무를 조롱해 전 세계에 엄청난 희생을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사진=CNS News 캡처]

미국과 중국이 18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코로나(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과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WHA는 세계보건기구(WHO) 최고 의결기관으로 18·19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다. 올해는 전 세계 194개 WHO 회원국 대표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각국의 대응 경험을 공유한다.

18일 열린 화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은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책임을 놓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미국은 코로나 대응실패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WHO와 중국을 비난했다. 반면 중국은 코로나 대응 관련 조사는 WHO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호주·유럽연합(EU) 주도로 116개국이 참여한 ‘독립적인 조사’ 결의안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우리는 솔직해져야 한다”면서 중국을 겨냥해 “명백히 코로나 발생을 감추기 위한 시도로 적어도 한 회원국이 투명성 의무를 조롱했고 (그로 인해) 전 세계에 엄청난 희생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조직(WHO)이 세계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는데 실패했고, 그 실패는 많은 생명을 앗아갔다”고 질책했다.

미국의 비난에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적극 방어했다.

시 주석은 “그동안 중국은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면서 “우리는 (코로나) 정보를 가장 적절한 시기에 WHO와 관련국들에게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전 세계, 특히 저개발국의 코로나 팬데믹 대응을 위해 앞으로 2년 동안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국제 사회가 “WHO에 대한 정치적·재정적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WHO의 친중적 태도를 비난하면서 WHO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시 주석의 20억달러 코로나 국제원조 발언에 대해 이는 중국의 코로나 책임론을 희석하려는 술수라고 비판했다.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존 울리엇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시 주석의 국제원조 계획이 “중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 의무 실패에 대해 많은 국가들이 책임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주의를 분산하기 위한 ‘징표(token)’이다”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또 코로나 대응에 관한 조사는 WHO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전 세계 116개 나라가 동참한 ‘독립적인 조사’ 결의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호주와 유럽연합(EU)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이 결의안은 WHA에서 코로나 발생원과 감염 확산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는 것으로 WHA 참가 194명의 3분의 2 이상 지지를 얻으면 19일 제출된다.

중국은 지난달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를 허용하라는 호주의 요구에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최근 중국과 가까운 러시아도 결의에 동참하면서 WHA에서 동의안 통과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번 WHA에 옵저버 자격으로 참가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대만은 중국의 강력한 반대로 총회에 초청받지 못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화상회의 형식의 WHA 초청연설에서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 대한민국 국민이 선택한 ‘모두를 위한 자유’의 길을 소개하고자 한다”면서 “자유의 정신에 기반한 연대와 협력이야말로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은 올해 총 1억달러(약 1230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며 “인류의 건강을 함께 지키기 위해 WHO와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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