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구원,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민간에 기술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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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사멸능력 렘데시비르의 50배…상용화 추진 탄력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6-09 16:05:34

한국화학연구원이 융합연구를 통해 도출한 코로나 관련 백신 및 치료제 등의 기술을 국내 민간기업에 이전키로 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은 코로나를 ‘예방(백신)’하고 ‘진단’하며 ‘치료’하는 3가지 기술을 국내 3곳의 민간기업에 이전한다고 9일 발표했다.

이에 백신 후보물질은 HK이오엔, 치료제 후보물질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진단 기술은 웰스바이오에 이전된다. 민간기업은 이전받은 기술을 토대로 코로나 백신·치료제·진단 키트 개발 완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코로나 발발 이후 예방물질 개발에 매진해온 CEVI 융합연구단은 ‘고효능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SARS-CoV-2)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백신 후보물질은 합성항원 백신으로 인체용 코로나 및 변종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 의약품 개발에 이용될 예정이다.

해당 백신 후보물질은 백신의 효능을 가늠할 수 있는 중화항체능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화항체능은 백신 항원을 몸에 투여했을 때 인체에서 항원과 결합해 항원의 활성을 무력화시키는 정도를 뜻한다.

비임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백신 후보물질은 코로나 스파이크 단백질에 의한 중화항체 생성 능력이 기존 백신 항원으로 개발되고 있는 물질보다 3~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백신 후보물질을 통해 향후 경증뿐 아니라 중증 환자에서도 코로나 예방 효과가 우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백신 후보물질을 이전받은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은 향후 CEVI 융합연구단과 함께 전 임상 및 임상시험 등을 실시하며 공동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 양 기관은 신규 폐렴구균백신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도 수행키로 했다.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은 레고켐바이오로 이전된다. 이번에 개발된 치료제 후보물질은 코로나뿐 아니라 메르스와 사스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국내에서 개발된 치료제 후보물질은 한국화합물은행의 화합물 라이브러리 20만개를 스크리닝하는 과정에서 착안한 신약 구조 아이디어를 토대로 신규 화합물로 합성됐다.

약효를 평가하는 원숭이 신장세포(VERO셀) 연구를 실시한 결과 특정 농도에서 바이러스를 50% 사멸하는 능력이 렘데시비르보다 50배나 높았다.

렘데시비르는 지난달 미국에서 허가된 코로나 치료제다. 이 치료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협의회 심의를 거쳐 3일 국내에도 특례수입키로 결정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치료제 후보물질은 렘데시비르보다도 약물성과 물성 등이 매우 우수하고 독성이 낮아 신약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메르스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로 개발 중이었던 해당 치료제 후보물질은 코로나와 사스 바이러스에서도 우수한 효과가 확인된 만큼 범용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훨씬 농후하다.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레고켐바이오는 이전받은 치료제 후보물질의 전 임상을 신속히 마치고 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이어 조기 상용화를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웰스바이오는 CEVI 융합연구단과 공동 연구를 통해 새로운 코로나 분자진단 키트(케어GENETM N-CoV RT-PCR 키트)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코로나의 N 및 RdRp(RNA 중합효소)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분자진단 키트로 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에는 이미 수출하고 있다. 미국 FDA와 WHO에도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해 둔 상태다.

웰스바이오는 지난달 28일 식약처로부터 분자진단 키트의 긴급사용 승인을 통보받았다. 앞서 3월 26일에는 수출 허가를 획득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이미혜 원장은 “그동안 코로나 확산으로 국민 모두가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일상화하고 있는 와중에도 수많은 연구원들이 묵묵히 연구를 진행해 얻은 값진 기술이다”며 “이번 기술 이전을 계기로 코로나 퇴치를 위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하루 빨리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