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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이니 하고 싶은거 다 해’는 위험하다

176석의 거대여당, 무소불위의 권력 휘둘러…친노동법 등 우려 봇물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06-27 10:50:38

“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 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의 능력이시니 내가 누구를 무서워 하리요.” <시편 27 : 1>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누가 뭐라해도 문재인정권은 지난 4·15총선에서 180석(범여권 포함)을 확보하면서 개헌을 빼고는 못 할게 없는 무소불위의 막강한 정권이 됐다.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은 아주 명확하다. 코로나19 사태를 빨리 극복하고 내리막 경제를 살리라는 ‘무언의 항거’였다.
 
그런데 집권여당은 다수의 원칙이란 환상에 빠져, 국민의 뜻에 대해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심한 표현이 될지 모르겠지만 내일(미래)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하루살이 같다.
 
문득 “우리 이니 하고 싶은 거 다 해, 우리가 할게” 라는 말이 떠오른다. 지난 대선 무렵 이런 구호가 나돈 적이 있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무슨 짓을 해도 지지할거라는 열열 지지자들의 무조건적인 애정 표현이었다. 국민들은 그런 광신도급 지지자는 아니더라도 그 구호를 듣고 보며 심한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전 정권에 대한 실망이 워낙 컸기 때문에 새로운 대통령은 전 정권보다는 나을 줄 알았다. 나름대로의 기대감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지지표를 던진 것에 대해 후회하며 가슴을 치기도 한다. 정말 문재인 정권이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은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북한에 대해서도, 내리막 경제에도, 국회에서도, 설마하며 이해하려고 애를 쓰며 묵묵하게 지켜봤다.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주 52시간으로 근무시간을 단축하며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이 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는 부담이 커진다 해도, 어차피 치러야 할 비용이려니 생각했다.
 
문재인 정권이 기초연금 같은 복지 정책에 따른 재원(財源)에 대해 제대로 설명이 없었어도 어련히 알아서 잘 할까 하고 기다렸다. 탈원전조차도 대안이 없다고 부정만 할 게 아니었다.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아야 할 문제였지만, 모두가 무관심으로 넘겼다.
 
‘조국 사태’ 같은 충격까지 겪은 유권자인 국민들은 그런 집권 여당에 표를 던졌다. 여당을 지지하고 좋아해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내분만 일으키는 야당에 도저히 표를 줄 수 없다는 심정에서 더 나은 정부가 되어달라는 심정으로 차선의 방법을 택했다고 이해하고 싶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내몰고 집권한 후 여태껏 적폐청산·친일파 색출 등의 빌미로 하고 싶은 거 다 해온 정부 여당이 지난 총선에서 예상보다 더한 압승을 거두자 흥분에 들뜬 마음으로 ‘이니가 하고 싶은 건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도 좋다’로 받아드린 것 같다. 그야말로 무엇이든 다 해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참으로 위태로워 보인다. 다수 의석을 차지했다고 야당의 참여 없어도 표결로 처리하면 문제가 없다고 뇌까린다.
 
정치는 있는데 정책은 없다. 코로나19가 불러온 경제위기의 최저점이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고 있다. 회복세를 보이는가 싶었던 국제 유가 및 국내외 증시가 코로나 재 확산우려로 다시 주저앉았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1%로 제시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내외 대부분 경제기관은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수출도 내리막길로 접어들었고, 고용 사정은 최악의 기록을 경신할 정도가 되었다.
 
경제위기의 주체는 누가 뭐라 해도 당연히 기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21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쏟아지는 기업규제 법안을 보면 경제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정부, 여당, 국회의원들이 과연 이런 위기감을 느끼는지 조차 의심할 정도로 한심하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언급한 전시 경제에 걸맞는 위기감은 도저히 어디서든 찾아보기가 힘들다. 공정경제로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꼭 이런 시기에 기업의 손발을 묶겠다는 발상은 누가 했는지 한심한 생각이 들고 그 진의가 의심스럽다. 176석 거대 여당의 출현이라는 배경이 아니고선 도저히 이해하기조차 힘들다.
 
지난달에는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고 노조 전임자의 임금지급 금지조항을 삭제하는 노조법 개정안이 입법 예고됐다. 어떻게 해고자가 노조에 가입 할 수 있으며 노조 전임자의 임금을 지급한단 말인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21대 국회에서 이뤄지고 있다. 국제 노동기구(ILO)협약 사항이라고 구구한 변명을 늘어놓지만 이번 법 개정으로 가뜩이나 강성인 국내 노조 운동에 양 날개를 달아주며 기름을 부어주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내용을 보면 정권 쟁취에 일등공신인 노조만을 생각하고 기업의 입장은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으로 비춰진다. 외적으로는 ‘공정’으로 포장돼 그럴듯하지만 내적으로 보면 우려되는 것이 한 둘이 아니다. 대부분의 조항들이 기업 경영권을 압박, 제약하고, 기업 활동 및 투자 위축까지 초래할 수 있는 법안들이다.
 
공정위가 이번에 입법 예고한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전속 고발권 폐지와 일감 몰아주기 규제 확대가 주요골자로 돼 있지만 공정위의 전속 고발권이 폐지될 경우 시민단체 등의 고발이나 검찰의 독자적 수사가 가능해진다. 자칫 기업들은 여기저기 눈치를 보며 외풍에 시달리는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
 
또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로 상당수 기업은 대주주 일가의 지분을 낮추거나 매각을 해야 하는 등 부담을 안게 되면서 기업이 위축될 수도 있다. 거래 안정화 및 품질 유지, 효율성 등을 위한 계열사 간 내부 거래를 무조건 사익 편취로 내몰고 재단하는 우(愚)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사용자의 방어권을 위해 대체근로제를 도입하는 등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업규제 법안 상당수는 20대 국회에서 다뤄졌지만 야당과 재계의 반대로 자동 폐기된 것들이다.
 
내리막 경제위기 상황에서 기업 입장을 무시한 채, 이 같은 내용의 법 개정을 다수 의석을 차지한 집권 여당이 다시 추진하는 것은 오만과 아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 정권이 펼치는 반(反)기업 본색이 드러나면서 몸을 사리며 투자하기를 망설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기업은 도산되고, 실업자들이 양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밖으로 나간 기업들이 다시 들어오겠는가. 정부의 ‘기업하기 좋은 환경’ 이라는 구호는 그저 구호로 들릴 뿐이다. 그러니 밖으로 나간 기업들을 불러들이겠다는 리쇼어링 정책도 빛만 좋은 개살구처럼 들려 제대로 먹혀 들 리가 없다. 노조가 날 뛰고 규제가 심한 데 어느 기업인들 다시 들어오고 싶은 마음이 있겠는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은 월급 기준으로 225만원을 요구하기로 했다. 시급으로는 1만770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최저임금을 시급이나 월급으로 환산하는 기준인 월 노동시간 209시간을 적용한 결과다. 올해 최저임금(8천590원)을 1만770원으로 올리면 인상률은 25.4%가 된다.
 
민주노총의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에는 초단시간 노동자에게도 주휴수당을 전면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민주노총은 기업 경영진과 임원이 과도하게 많은 소득을 거둔다고 보고 이들의 연봉을 민간 부문은 최저임금의 30배, 공공부문은 7배로 제한하는 최고임금제 도입 방안도 요구하기로 했다.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이 겉으로는 민주적 절차인 표결로 의사 결정을 하면 하등에 문제가 없다며 자행하는 횡포(橫暴)를 어떻게 막아야 할지 먼 미래가 아닌 당장 내일이 걱정된다. 지금의 사태를 보더라도 표 대결로 밀어붙이면 법적으론 할 말이 없다.
 
우려되는 것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에 기권표를 던졌다고 금태섭 전 의원을 공천 탈락도 부족해 “강제적 당론을 위반했다”고 경고처분한 것이다. 이는 엄연한 헌법 부정이다. 헌법 46조 2항은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로 규정돼 있다. 또 국회법 114조의 2(자유 투표)는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로 명시돼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천년민주당이 2002년 주도해서 만든 조항이다. 176석의 여당이 일사불란한 단일대호를 위해 당론을 앞세워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소신을 단죄한다면 그들이 민주화를 외치며 목숨 걸고 투쟁했던 독재정권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더 큰 문제는 21대 여당 국회의원들이 선례를 남긴 금 전 의원의 징계를 목격했는데 과연 몇 명의 의원들이 소신껏 투표를 하겠는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떠벌린 집권여당이 스스로 만든 경건한 성문율과 철석같은 약속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휴지 조각으로 버리고 있다. 문 대통령도,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는 불행한 나라로 전락하고 있다.
 
국민이 깨어 일어설 때다. 따뜻한 주전자 물에 앉아 있는 개구리의 운명이 될 수는 없다. 정부. 여당은 ‘우리만 옳다’는 집단 사고의 함정에서 벗어나야한다.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는 없다.
 
“이기는 자는 이것들을 상속으로 받으리라. 나는 그의 하나님이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되리라.” <요한계시록 21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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