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車, 두 차례 연기 끝 다음달 임금 협상 진행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건설·자동차

노조, 기본금 약 7만원 인상·위로금 700만원 요구…사측, 실적 악화에 수용 곤란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6-30 16:37:37

▲ 30일 르노삼성자동차 노조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는 노조에 공문을 통해 다음달 6일 ‘2020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상견례를 갖자고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스카이데일리

양측의 뚜렷한 입장 차이로 임금 협상 테이블에 쉽사리 앉지 못했던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마침내 다음달 만나기로 했다. 두 차례 연기 끝에 성사된 임금 협상 자리인 만큼 양측이 원만히 합의할 수 있을지 대중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30일 르노삼성차 노조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노조에 공문을 통해 다음달 6일 ‘2020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상견례를 갖자고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측이 제시한 날까지 일주일 가량 남은 시점에서 양측은 임금 협상안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에서 르노삼성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을 지난해 대비 7만1687원(4.69%)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명목으로 일시금 700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도 협상안에 담겼다.

아울러 노조는 발전기금 명목으로 12억원을 출연하라고 사측에 요구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 노조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동결했다”며 “올해 회사가 어렵다는 부분에 공감하지만 지난해 회사는 영업이익 2100억원을 낸 만큼 기본급 4.69% 인상은 합당한 요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르노그룹의 해외 공장이 모두 멈춰 설 때 부산공장은 잔업과 특근으로 생산을 꾸준히 해 왔다”며 “열심히 일한 만큼 합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측이 노조의 임금 협상안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초부터 경영 상황이 급격히 악화했다. 올해 들어 수출 전용 모델인 닛산 로그의 생산 계약이 종료되며 르노삼성차의 5월 수출량은 1358대에 그쳤다. 게다가 코로나까지 발발하며 세계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급감하자 실적이 크게 떨어진 르노삼성차는 유동성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 여파에도 호조세를 띤 내수 판매를 포함하더라도 르노삼성차의 올해 전체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5%나 줄었다. 이러한 여파로 올해 1분기 르노삼성차는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3월부터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여기에 르노그룹 본사 사정도 심상치 않다. 르노그룹은 전세계적으로 1만5000여명 규모의 인력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해외 공장의 문을 닫는 등 생산량 조정에도 나설 전망이다.

이런 와중에 주력 차종인 XM3의 수출 물량을 확보해 생산량 확대를 노려야 하는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르노그룹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르노그룹은 르노삼성에 노사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XM3 추가 물량을 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자동차 업계가 코로나로 인한 판매량 감소를 만회하려고 노사가 힘을 합치고 있다”며 “르노삼성차 노조도 자신만의 입장만 고수하는 게 아닌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