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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개헌안 투표로 푸틴 장기집권 길 열려

국민투표 법적 구속력 없으나 재집권 위한 정당성 확보용

정동현기자(dhjeo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7-02 13: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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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 도착해 신원 확인을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에게 여권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67) 러시아 대통령의 35년 이상 장기집권 가능성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CEC)는 1일(현지시간) 헌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96% 개표한 결과 78.05%가 개헌에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반대는 21.14%에 그쳤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전국 투표율은 65%로 집계됐다. 일부 지역에선 90%가 넘는 투표율을 보였다.
 
수도 모스크바보다 9시간 앞선 극동지역 캄차카주는 유권자의 80%가 개헌안에 찬성한다는 예비선거 결과를 신속하게 내놨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70% 이상이 이를 지지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무소속 선거 참관인들과 푸틴 행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은 투표율 수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무소속 선거감시당 공동대표는 AP통신에 “몇몇 지역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면서 “투표율이 인위적으로 상승한 지역도 있고 실제보다 많거나 적은 지역도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반대하는 이들의 항의 시위도 벌어졌다.
 
여러 활동가는 항의의 뜻으로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 시 임기가능 연도인 2036이라는 숫자를 몸으로 표현하며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 누웠다. 페테르부르크에선 1인 피켓 시위도 벌어졌다.
 
AP통신은 수백 명의 야당 지지자도 모스크바 중심에서 시위를 진행했으며 경찰은 강경 진압을 삼가고 오히려 마스크를 건네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번 개헌의 핵심은 ‘개헌 이전의 대통령직 수행 횟수 백지화’다.
 
러시아는 대통령직의 3연임을 금지한다. 1999년 12월31일 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취임한 푸틴 대통령이 2008년 자신의 부총리였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에 올리고 총리로 자리를 옮겼던 이유다.
 
2012년과 2018년 다시 투표를 통해 대통령직을 맡은 푸틴 대통령의 임기는 2024년까지다.
 
이번 개헌이 통과되면 푸틴 대통령은 다음 대선에도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 개헌 이전에 수행한 대통령직 수행 횟수가 모두 사라져 0회가 됐기 때문에 연임 규정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푸틴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또 한번의 연임까지 성공한다면 2036년까지 러시아를 이끌게 된다. 47세 당시 대통령에 오른 푸틴이 84살까지 직을 유지하게 되는 셈이다.
 
당초 4월22일로 예정했던 개헌 투표는 코로나(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다.
 
선관위는 코로나의 확산을 우려, 유권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 지난 25일부터 30일까지 6일 동안의 사전투표를 진행한 뒤 1일 본 투표를 했다.
 
사실상 이번 개헌안 국민투표는 법적인 구속력이 전혀 없다.
 
개헌안은 이미 지난 3월 상‧하원의 심의와 헌법재판소의 승인을 마쳤다. 국민투표를 하지 않아도 법적인 문제는 없다. 새로운 헌법은 이미 인쇄돼 서점에서 유통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투표를 진행한 이유는 재집권을 위한 정당성 확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은 “높은 투표율과 함께 70% 이상의 지지를 받고있다”고 밝혔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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