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거부 승객 폭행에 프랑스 버스기사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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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수칙따라 마스크착용 요구했다 집단구타로 뇌사상태 6일 만에 숨져

정동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7-12 11:56:35

▲ 프랑스 남서부도시 바욘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버스승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하다가 몰매를 맞아 숨진 필립 몽기요씨의 아내 베로니크(가운데)가 8일 남편의 사진을 들고 시위대와 함께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프랑스 남서부의 항구도시 바욘에서 지난 5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들에게 승차를 거부하다가 4명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졌던 버스기사가 10일 밤(현지 시간) 사망했다고 11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숨진 운전기사 필립 몽기요(59)의 아내는 남편을 타살한 가해자들에게 “본보기가 될만한 엄중한 처벌을 해달라”고 11일 방문한 내무장관에게 호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확산으로 피해가 심한 프랑스에서 이번 마스크 착용시비로 인한 버스기사의 죽음은 전국적으로 큰 충격을 안겼다.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0일 밤 숨을 거둔 몽기요씨의 아내에게 내무장관을 파견해 위로했다.

폭행사건은 지난 5일 프랑스 남서부의 항구 도시 바욘에서 발생했다.

운전기사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승차하려고 하는 다수의 승객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말했고 이들은 이에 반발하며 그에게 폭행을 가했다.

심한 폭행을 당한 운전기사는 뇌사상태에 빠지게 됐고 지난 10일 밤 가족들은 생명 연장 장치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그를 뇌사 상태에 빠뜨린 가해자 4명은 모두 체포됐고 법적 처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망한 운전기사 부인인 베로니크 몽기요는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에게 이번 남편의 폭행치사 사건으로 자신과 세 딸의 삶이 파괴당했다고 호소했다.

“우리 모두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려치는 심정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못하게 해야한다. 이건 비정상적이고 야만적인 사건이다. 이런 식의 살인을 멈추게 해야 한다”고 그녀는 외쳤다.

바욘의 검찰은 버스기사가 810번 버스를 운전하면서 프랑스 전국에 내려진 코로나 방역 수칙에 따라 공공 교통수단 탑승자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했고 4명의 승객들이 이를 거부하고 폭행한 것이라고 판정했다. 그들은 기사에게 욕을 퍼붓고 버스 밖으로 끌어내서 집단폭행하던 중에 머리를 발로 차서 뇌사 상태에 빠뜨렸다.

내무장관은 “버스기사는 자기 임무에 충실했을 뿐인데 아침에 출근한 뒤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다. 부인과 세 딸을 남기고 사망한 것은 정말 끔찍한 범죄의 결과이다”고 말했다.

12일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프랑스의 누적 확진자는 17만752명, 사망자는 3만4명이다.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코로나 진단건수가 적고 증상이 미약한 사람들이 많아서 실제 감염자나 사망자 수는 이 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정동현 기자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