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 시달리는 현대重, 노사 갈등·합병 지연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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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부진에 노사 갈등 장기화…EU, 대우조선 결합심사 세 번째 중단

이창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7-15 15:48:28

▲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수주절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조직 슬림화와 임원 축소 및 경비절감 등 고강도 위기 극복 조치에 나서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주 부진에 시달리는 현대중공업이 노사 갈등에 이어 대우조선해양 합병 심사 중단 등 부침을 겪고 있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수주절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조직 슬림화와 임원 축소 및 경비절감 등 고강도 위기 극복 조치에 나서고 있다.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체질을 개선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노조와의 갈등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와 올해 임단협이 난항을 겪으면서 4차례 파업을 진행했다. 노조와 사측 모두 피로 누적에 시달리고 있다.

노조의 반발은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회사 법인분할(물적분할) 과정에서 일어난 충돌로 일부 조합원들이 징계·해고된 바 있다. 현재 노사는 60차례가 넘는 교섭에도 불구하고 해고 조합원 문제 등으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협상에서 이 문제가 같이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임금부문과 현안 문제는 따로 논의돼야한다며 한 치의 물러섬없이 맞서고 있다.

노사 간 장기 대립은 선박 수주 활동 등에 영향을 미쳐 부진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코로나 여파로 현대중공업이 수주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우려를 더한다.

실제로 올 들어 현대중공업의 LNG(액화천연가스)선 수주 실적은 한 건도 없는 상태다. 지난달 카타르 국영 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이 국내 조선 3사와 약 100척 규모의 LNG선 슬롯 사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수주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점에서 수주절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회사는 위기극복을 타개하기 위해 이달부터 조선사업부와 해양사업부를 조선해양사업부로 통합, 부서 규모를 20% 가까이 축소시키기도 했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합병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EU 집행위원회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를 또 다시 유예하면서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기업결합 심사는 국가별로 다르지만, 각국 경쟁 당국은 매출액과 자산, 점유율 등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회사 간의 기업 결합에 신고 의무를 부여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6개국에서 본격적으로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중국, 8월 카자흐스탄, 9월 싱가포르에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냈고 일본과도 9월부터 사전협의에 들어갔다. 같은 해 10월에는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첫 승인을 받았다.

EU 측은 최근 현대중공업에 통보한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 관련 중간심사보고서에서 “탱커·컨테이너선·해양플랜트 등에서는 경쟁제한 우려가 해소됐지만 가스선 분야에서는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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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현 기자 c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