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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칼럼

현대판 원형의 감옥, 중국 도시들

박선옥기자(sobahk@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7-31 00: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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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옥 부장 (국제부)
 영국의 한 기술전문 사이트가 발표한 조사 결과 세계에서 가장 감시가 심한 20개 도시 중 18개가 중국의 도시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안면인식 등을 통한 중국의 감시시스템이 촘촘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나 구체적인 숫자로 밝혀진 중국의 현실은 그야말로 오싹하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자로 전한 소식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는 각각 1백만대 이상의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또 산시성에 위치한 타이위안과 장쑤성에 있는 우시는 세계에서 인구 1인당 설치된 카메라 대수가 가장 많은 도시로 등극했다. 타이위안에는 400만 인구에 46만5000대의 카메라가 설치됐다고 하니 1000명에 대하여 약 115대의 감시카메라가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SCMP가 인용한 자료는 영국의 기술전문 웹사이트 ‘콤패리테크’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이다. 감시도가 높은 세계 순위 20위에 오른 도시 중 1위는 타이위안, 2위는 우시이다. 나머지 중에서 3위인 런던과 16위의 인도 하이데라바드 2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의 도시들이다. 또 조사에 따르면 중국 1개 나라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수는 나머지 전 세계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의 수보다 더 많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많이 설치된 감시카메라 수와 범죄발생율 감소와는 특별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중국이 범죄예방과 주민 안전을 내세우며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있으나 사실상 카메라 설치 대수가 범죄율 하락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중국 도시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의 역할이 주민들을 위한 안전관리 기능 보다는 통제와 감시 기능에 초점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이 수많은 감시카메라를 통해 구축하고 있는 세상은 이른바 ‘시선이 권력’이라는 명제를 예시적으로 보여주는 현대판 ‘판옵티콘(Panopticon)’의 세계이다.
 
판옵티콘이란 본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로 유명한 18·9세기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제러미 벤담(Jeremy Benthan)이 감옥의 용도로 고안해낸 건축양식이다. 전체를 뜻하는 ‘판(pan)’과 본다는 의미의 ‘옵티콘(opticon)’이 결합된 표현으로 ‘전체를 한눈에 본다’는 기능을 강조한 건축물이다.
 
벤담이 죄수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구조로 제시한 감옥의 형태는 이렇다. 원형의 건축물에 중앙을 향해 문이 나 있는 감방을 만들어 놓고 중앙에는 전 방위로 감방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감시탑을 설치한다. 물론 감시탑에 있는 간수의 시선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드러나지 않도록 감시탑은 어둡게 하고 블라인드를 쳐둔다. 그러면 감방의 죄수들은 간수가 언제 자신을 관찰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감시당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벤담은 실제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판옵티콘 감옥을 당시 프랑스와 영국에 제안했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실현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이 예컨대 수백명의 죄수를 감시할 수 있다는 ‘가성비’ 높은 효율성은 이후에 인정받아 실제로 감옥의 건축물로 응용된 사례가 있다. 경제적 효율성으로 따진다면 벤담의 아이디어에는 사실상 감시자가 한명도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감시자의 시선은 물론 존재 여부도 드러나지 않는 구조 덕분에 수감자들은 감시자가 없어도 늘 있는 것처럼, 그리고 그 시선이 자신을 향해 있는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감시와 처벌: 감옥의 역사>라는 저서에서 벤담의 판옵티콘이 경제적으로 효율성 높은 긍정적 요소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시선의 비대칭성’에서 오는 권력의 도구가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시선을 확보한 자가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전국에 수많은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것은 바로 중국 전역을 중앙에 어두운 감시탑이 있는 원형 감옥으로 만든 것과 다름없다. 중국 관영통신에 따르면 2017년 중국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는 2000만대가 넘었다. 매체는 또 올해까지 수백만대가 더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휴대전화에 안면인식 등록을 의무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해 개인정보 유출문제와 함께 인권침해와 감시문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안면인식 기술과 감시카메라가 결합되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반체제 인사와 소수민족 탄압 등 시진핑 독재정치를 유지하는데 첨단기술이 적극 활용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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