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다주택 외국인 탈세혐의자 42명 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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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42채 ‘싹쓸이’... 중국인 유학생. 8채 매입해 임대수입 누락
2017년 이후 외국인 구입 아파트 2만3000채, 7조7000억원 달해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8-03 18:32:42

▲ 국세청은 세금 탈루 혐의가 있는 외국인 다주택 보유자 42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외국인들이 2017년 이후 사들인 아파트는 2만3000여채, 매입액은 7조7000억원이다. 임광현**(사진)** 국세청 조사국장이 3일 정부세종2청사에서 주택임대소득 등의 탈루 혐의가 있는 외국인 다주택 보유자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히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미국 국적의 40대 A씨는 2018년부터 수도권과 충청권의 소형 아파트 42채(약 67억원 상당)를 갭투자 방식으로 ‘싹쓸이’ 했다. 국세청 조사 결과 A씨는 아파트 수십 채를 살 만큼 국내 소득이 많거나 재산도 없었고, 외국에서 자금을 받은 기록도 없어 자금 출처가 불분명했다.

30대 중국인 B씨는 유학목적으로 입국해 한국어 어학과정을 마친 뒤, 서울 소재 고가 아파트를 비롯해 전국에서 아파트를 8채나 매입했다. 이중 7채를 임대했으나 임대수입 신고를 누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수억원의 자금을 본국으로부터 송금 받았지만, 이는 아파트 취득 자금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최근 국내 주택시장이 과열된 가운데, 외국인들이 2017년 이후 2만3000여채의 아파트를 사들이며 7조7000억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를 투기성 수요라고 보고 주택임대소득 등의 탈루 혐의가 있는 외국인 다주택 보유자 등 42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외국인이 사들인 국내 아파트는 모두 2만3167채로 거래금액은 총 7조6726억원으로 드러났다. 특히 올해 1~5월중 외국인이 매입한 국내 아파트는 3514채(거래액 1조2539억원)으로 전년 동기(2768채, 8407억원) 대비 에 비해 건수로는 26.9%, 금액으로는 49.1%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인(1만3573채), 미국인(4282채)순이었고, 지역별로는 서울이 4473채(3조2725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세청 조사결과 이 가운데 7569채(32.7%)에는 취득후 한번도 거주하지 않아 실거주 목적이 아닌 것이 확인됐다. 두 채 이상의 아파트를 취득한 외국인은 총 1036명(2주택 866명, 3주택 105명, 4주택 이상 65명)으로 이들은 총 2467채의 아파트를 보유했다.

국세청은 A씨와 B씨의 부동산 취득 과정과 취득자금 출처, 임대소득을 정밀 검증하는 한편, 미국과 중국 과세당국에 관련 자료를 통보하기로 했다.

국내에 살지 않는 외국인이더라도 국내 아파트를 취득·보유·양도하는 경우에는 내국인과 동일하게 납세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뒤 투기 목적 외국인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에 관련 내용을 ‘정보교환’ 형태로 통보할 계획이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기 목적으로 국내 아파트를 취득·보유하는 경우, 거주지국 과세당국의 관리체계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 부동산을 이용한 소득은닉, 신고의무 위반 등 역외탈세 혐의에 대해 해당국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세청은 투기성 보유로 의심되는 경우 취득·보유·양도 전 과정에 걸쳐 철저한 세무검증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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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