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철 신임 고검장, 취임 직후 혼란 수습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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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검장 취임사 통해 예의·절제·배려 실천 당부
“개혁은 원칙·기본 등 흔들리지 않게 시스템 구축”
경찰, 사실상 무제한 범죄 수사 가능하게 하는 것

김재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8-11 15:41:43

▲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나오자 조상철 신임 서울고등검찰청장이 내부 단속에 나섰다.[사진=뉴시스]

검경수사권 조정안 및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등으로 검찰 내부의 혼란이 지속되자 조상철 신임 서울고등검찰청장(고검장)이 내부 단속에 나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7일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개정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의 대통령령이 입법예고됐다. 조정안에 따르면 검사의 직접 수사 개시 가능 범죄는 △4급 이상 공직자 △3000만원 이상의 뇌물 사건 △5억원 이상의 사기·횡령·배임 등 경제 범죄 등으로 한정된다.

수사 과정에서 검경 간 협력 방안을 담은 규정도 마련됐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수사 절차에 있어 의견이 다를 경우 사전 협의를 하고, 대검찰청과 경찰청, 해양경찰청 간 정기적인 수사기관협의회를 두도록 했다.

검찰 내부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안으로 인한 수사 축소 및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 고검장은 11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에 대한 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그는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헌법가치 수호와 공정한 법집행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특히 “요즘 주변을 보면 타인에게 무례하고,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분출하며 자기 책임에는 눈 감은 채 다른 사람만 마구 힐책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성숙한 인간의 자세가 아니고 공동체와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자격 미달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 고검장은 “개혁이란 것은 단순한 변화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며 “기본으로 돌아가고 원칙과 기본이 흔들리지 않도록 견지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개혁이다”고 강조했다. 또 “공정한 법 집행을 위해 각자 자신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사건에 집중하고 정성을 기울이는 바른 자세와 태도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도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출입기자단과 첫 정례간담회에서 개정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하위법령안에 대해 “상당한 의견을 제시하고 논의했지만 법 개정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대표적으로 수사 준칙 주관 부서 같은 경우 과거의 경우 지휘 구조이니 법무부가 주관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호 협력, 대응 관계인 현 구조에서는 공동 주관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 직접수사 범위에 대해 “개정 검찰청법 취지는 검찰 수사를 제한하는 것이다. 수사 범위를 넓히려 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형소법 준칙에는 초기 압수수색 영장을 받으면 그것을 근거로 경찰에 사건 이첩 않고 수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실상 무제한 범죄 수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받았다고 해서 법에 규정된 영역 바깥까지 수사할 수 있게 허용한다면 법의 정신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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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기자 hjkim@skyedialy.com 기자페이지 +